[씨네21 리뷰]
드라마 <비자영웅>의 프리퀄 <블랙 앤 화이트>
2014-08-27
글 : 임정범 (객원기자)

경찰대학을 갓 졸업한 우차오(조우정)는 서장도 골칫덩이로 여길 만큼 열혈 형사다. 눈앞의 범죄에는 앞뒤를 못 가리고 달려들어 정직 처분까지 받을 정도다. 한편 삼합회에서 잔뼈가 굵은 슈다푸(황보)는 특출한 능력도 없는 조직원으로, 보스가 맡긴 자금으로 타이에서 밀수한 보석 거래에 뛰어든다. 문제는 그 다이아몬드가 단순한 장물이 아니라는 것. 정체를 알 수 없는 공수부대가 거래 현장을 급습하고, 비밀정보부(SIS)는 과도한 수사를 진행하며, 외국의 테러조직까지 보석을 노리고 있다. 독단적으로 사건에 뛰어든 우차오는 슈다푸가 거래한 물건이 후버 시티를 뒤흔들 밀수폭탄임을 알게 된다.

대만에서 오랫동안 드라마를 제작한 채악훈 감독은 4년 동안 공을 들여 <블랙 앤 화이트>를 준비했다. 대만에서 큰 흥행을 기록한 TV드라마 <비자영웅>의 극장판으로 드라마의 프리퀄에 해당한다. 철두철미한 신입 형사, 삽합회의 허술한 조직원, 그들이 엮인 중대한 범죄. 영화는 액션 버디물의 공식을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블록버스터의 규모를 늘리는 데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준비기간이 너무 길었던 탓일까. 그 안에는 숨 고를 여유가 없다. 우차오와 슈다푸는 버디로서 합을 맞추기도 전에 장물아비, 밀매조직, 삼합회까지 상대하느라 여념이 없고, 슈다푸의 연인이나 폭탄 개발자까지 문제에 가세하면 150분이란 시간이 벅차게 느껴진다. 화려한 캐스팅에 역할을 분배하느라 호흡을 고르지 못한 경우다. 해당 편에 이어질 두번째 에피소드가 올해에 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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