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올해의 <맘마미아!>’ <선샤인 온 리스>
2014-09-03
글 : 우혜경 (영화평론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던 데이비(조지 매케이)와 친구 알리(케빈 구스리)는 고향으로 돌아와 전쟁의 기억을 지우고 새로운 삶을 결심한다. 여동생 리즈(프레야 메이버)의 소개로 이본(안토니아 토머스)을 만난 데이비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알리 역시 여자친구 리즈에게 청혼할 결심으로 깜짝 이벤트를 준비한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뜻하지 않은 난관에 부딪치고, 데이비 아버지 로버트(피터 뮬란)가 25년간 숨겨온 진실까지 알려진다.

‘올해의 <맘마미아!>’라는 한줄평이 따라붙은 <선샤인 온 리스>는 실제로 <맘마미아!>와 닮았는데, 당연히 그 첫 번째는 뮤지컬영화라는 점이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의 음울한 날씨만큼 묵직한 이 영화 전체의 분위기는 <맘마미아!>와 같은 경쾌한 뮤지컬영화를 예상했을 관객을 당혹스럽게 만들기 충분하다. 전쟁의 기억, 가족의 감추어진 역사, 꿈과 사랑 사이의 갈등이 얽히며 등장인물들을 힘들게 하는데, 이때마다 이들을 응원이라도 하듯 음악이 사용된다. 덕분에 ‘즐기자’류의 뮤지컬이 보여주는 속도감은 다소 부족하지만, 이야기 속에 노래가 묻어나고, 노래 속에 이야기가 묻어날 수 있도록 이 둘을 엮어낸 세심한 연출력은 뮤지컬영화에 거부감이 있는 관객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만하다.

<맘마미아!>의 시작에 아바의 음반이 있었다면, 이 영화엔 스코틀랜드 출신 밴드 프로클레이머스(The Proclaimers)가 있다. 1988년에 발매된 이들의 동명 음반은 2007년 뮤지컬로 무대에 올려졌는데, 말하자면 이 영화는 그다음에 놓여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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