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다양한 사랑과 삶의 모습 <프렌즈: 하얀 거짓말>
2014-09-24
글 : 김태훈 (영화평론가)

맥스(프랑수아 클루제)와 그의 친구들은 해마다 휴가를 프랑스 남부 해변에 있는 맥스의 별장에서 보낸다. 하지만 떠나기 하루 전 같이 가기로 한 루도(장 뒤자르댕)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트럭에 치여 중상을 입는다. 휴가를 갈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던 친구들은 2주로 기간을 줄여 휴가를 떠난다. 휴가지에 도착한 그들은 예년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예년과는 다른 변화들이 그들을 찾아온다. 맥스와 오랜 친구인 뱅상(브누아 마지멜)은 맥스에게 느끼는 감정을 고백하고 당황한 맥스는 뱅상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한다.

영화는 휴가를 떠난 친구들의 수만큼 다양한 사랑과 삶의 양상들로 가득하다. 자유로운 연애를 추구하는 마리(마리옹 코티야르)는 루도와 헤어졌지만 루도가 사고를 당하자 그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재발견한다. 앙투안(로랑 라피트)은 떠나려는 사랑을 다시 붙잡으려 하고 에릭(질 를르슈)은 떠나려는 사랑을 차마 붙잡지 못한다. 뱅상은 동성애자가 아니지만 맥스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성적 정체성에 혼란스러워한다. 맥스는 경제적으로는 성공을 거뒀지만 부인에게 꽉 잡혀 살며 담배도 몰래 숨어서 피운다. 변화의 풍랑을 겪은 그들은 예전의 휴가 때 찍었던 비디오를 함께 본다. 떠나간 친구들도 있고 아이들처럼 새로 들어온 멤버들도 있다. 변한 것도 있고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많은 것들이 변해도 그들은 아마 내년에 다시 그곳으로 휴가를 갈 것이다. 영화는 우리를 웃음 짓게 하면서도 그들의 눈물을 따라 젖어들게도 한다. 다양한 사랑과 삶의 모습을 영화는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화면 가득 수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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