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영화, 특히 개를 전면으로 내세우는 이야기는 항상 비슷한 목적지로 향하기 쉽다. 개의 변하지 않는 마음을 보여주면서, 이에 사람의 드라마가 더해지는 식이다. <히마와리와 나의 7일>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전직 사육사였던 쇼지(사카이 마사토)는 유기견들을 관리하는 보건소 직원이다. 개가 새 주인을 못 찾고 7일이 지나면, 직접 ‘처분’을 해야 하는 까닭에 규칙을 어기면서까지 유기견을 돌본다. 그런 어느 날 들개 한 마리가 새끼들과 함께 잡혀온다. 갓 낳은 자식을 지키고자 모든 사람을 경계하는 어미 개는 새 주인을 찾기가 어려운 법이다. 이 들개의 마음을 얻기 위해 쇼지는 부단히 애를 쓴다.
<히마와리와 나의 7일>에서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기특한 개는 없다. 단지 버림받은 개의 “마음을 상상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개를 죽일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직업에 충격을 받은 아이들과,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쇼지의 사정이 더해지면, 버림받은 어미 개 히마와리는 더이상 평범한 유기견이 아니다. 일본 미야자키현에 있는 유기견 보호소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본 이야기를 재현하는 데 주력하면서도 유기견에 대한 교훈도 빼놓지 않는다. “어떤 동물이라도 살아온 역사가 있어. 어떤 이야기를 가졌는지 상상할 수 있다면 틀림없이 마음이 통할 수 있어”라는 7일 동안의 믿음이 이 영화의 2시간인 셈이다. 다소 빤한 교훈에 다다르는 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주인을 기다리는 유기견의 긴 시간을 이해한다면 충분히 감수할 여지가 있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