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highway]
[culture highway] 3년을 기다린 장기하와 얼굴들
2014-10-13
글 : 씨네21 취재팀

3년을 기다린 장기하와 얼굴들

장기하와 얼굴들이 마침내 10월15일 3집 앨범 ≪사람의 마음≫을 발매한다. 그에 앞서 10월7일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수록곡 <내 사람>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선공개했다. 장기하가 직접 연출한 뮤직비디오에서 그는 뭐라 명명할 수 없는 막춤을 춰 보인다. 말해 무엇할까. 일단 한번 보고 들으며 ‘장얼’을 맛보자.

<그녀> 블루레이 출시

아이폰 ios8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시리(siri)가 <그녀>의 그녀잖아”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굳이 악센트가 마음에 들어서 영국 남자 목소리로 설정을 바꾸면서, 또 괜한 호기에 프랑스 남자 목소리로 설정을 바꾸면서 왜 인간과의 의사소통보다 이쪽에 더 솔깃함을 느끼나 한탄했었다. 어쨌거나, <그녀>의 블루레이는 온갖 물욕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판매되는데, 스칼렛 요한슨을 전면에 내세운 ‘풀슬립 스틸북 한정판’이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이번에는 와킨 피닉스를 내세운 ‘렌티큘러 스틸북 한정판’이 선보였다. 표지를 보면, “테오!” 하고 불러보고 싶어진다나 뭐라나.

그와 관련된 거의 모든 것

<이중섭 평전> 출간을 기념하는 <이중섭 아카이브展>이 열린다. 10월31일까지(기간 중 무휴) 파주에 위치한 돌베개 출판사 1층 북카페 행간과여백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중섭의 작품이 표지화와 삽화 등으로 사용된 책의 실물은 물론 이중섭의 작품이 중심이 된 다양한 전시 관련 자료 등을 만날 수 있다. 문의 031-955-5020.

김동률과 동행하실 분~

김동률이 6집 ≪동행≫을 발표한 뒤 콘서트를 갖는다. 서울 단독 콘서트는 12월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리는데 부산, 광주, 전주 등 전국 투어도 빠른 속도로 매진 중이라고. 김동률과 동행하길 원하는 분이라면 어서 예매를 서두르시길.

아트록과의 재회

한때 음악 좀 듣는다던 오빠들의 비장의 무기는, 그래, 바로 이탈리아 아트록이었다. 아는 사람만 알던 음반가게에 가서 차분한 눈길로 실내를 한번 둘러보고는 무심한 손길로 음반들을 넘겨보던 그때, 그 음반들이 유독 어려워 보였던 것은 가격만큼이나 난해한 표지들 때문이었다. 뮤지션 얼굴을 그냥 싣는 법이라고는 없던 그 아트록 음반들이 박스 세트로 유니버설뮤직에서 출시되었다. 1972년부터 1981년까지의 이탈리아 아트록 음반 중 30작품을 선별해 CD로 수록했으며, 오리지널 LP 재킷을 그대로 썼다. 마우리치오 파브리지오, 트리톤스, 스트라다페르다의 음반들을 만날 수 있다.

1920년대 경성의 모험

1920년대 말 경성을 무대로 한 어느 가족의 이야기. 악인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가족이 소심함과 세속성을 딛고 독기를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까. 심오의 장편소설 <즐거운 집 경광주>는 보편적인 가족의 이야기를 현재와 다른 시공간에서 맛깔나게 풀어냈다. 제목의 경광주는 경성광고주식회사의 줄임말이자 가족이 14년간 주조장에서 빚던 술 이름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영화의 퍼즐속으로

10월31일(금)까지 아트하우스 모모와 인천 영화공간 주안에서 제6회 뉴이탈리아영화예술제가 열린다. 안토니오니의 <외침> <붉은 사막>, 베르톨루치의 <몽상가들> 외에 파올로 소렌티노 등 18인 감독들의 단편을 모은 ‘퍼즐’ 섹션이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한전아트센터 전시실에서는 19일(일)까지 <이탈리아 영화사진 1941-1989> 전시회도 열린다.

작가는 캐릭터가 아니라니까?

Song의 <미쳐 날뛰는 생활툰>

대중적 인기를 얻은 양식이라면, 제작과정도 충분한 이야깃거리가 된다(“트렌디 드라마 만드는 것에 관한 트렌디 드라마”를 생각해보라). 게다가 원래부터 창작물과 창작자의 경계가 묘하게 흐려져 있다면 더욱 안성맞춤인데, 이른바 생활툰이라는 만화 장르가 그렇다. 작가가 자신을 주인공 캐릭터로 등장시켜서 주변의 경험과 극적 허구를 뒤섞고, 성공적으로 ‘썰’을 풀어나가면 높은 이입감으로 큰 인기를 누린다.

그런데 그런 인기의 뒷면에는, 현실과 작품 속 세계의 흐릿해진 경계에서 겪는 혼란이 있고, 비자발적이며 왜곡된 모습으로 생활을 노출당한 사람들이 있다. 네이버 연재 중인, 작가 Song의 <미쳐 날뛰는 생활툰>은 바로 이런 점들을 탁월하게 그려내는 작품으로, 모 포털의 베스트도전 게시판에서 인기를 구가하는 대학생 작가 김닭의 실제 생활과 웹툰 연재물을 교차시켜가는 형식을 취한다. 만화에 대한 원래의 꿈을 따라서 부담 없는 열정으로 시작한 작품이, 점점 현실에 대한 도피가 되어간다. 그리고 작품의 재미와 인기를 위해 각색하고 동원한 현실은 후환을 남기며 점점 더 도피를 키워나가고, 작품 속 캐릭터와 달리 현실의 작가는 서서히 망가진다.

작가는 캐릭터가 아니다. 독자들이 그것을 잊고 공격하는 것도 괴롭지만, 스스로 잊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비극이다. 이 작품이 자연스레 풀어내는 이런 교훈이, 비단 만화가에만, 생활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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