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생소한 노르웨이 애니메이션 <엘리아스: 바다의 보물을 찾아라!>
2014-10-22
글 : 김소희 (영화평론가)

북유럽의 작은 항구마을 코지. 코지 마을은 최근 계속되는 어획량 부족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마을을 지키는 꼬마 구조선 엘리아스(김하영)는 낚싯배들을 독려해 다시금 고기잡이에 나선다. 이때 어디선가 거대한 로봇 배가 나타나 마을의 물고기들을 몽땅 쓸어가버린다. 로봇 배를 관장하는 이는 북극 여왕(사문영). 그녀는 모든 것이 자동화된 최첨단 어류가공 공장을 운영하면서 돈을 모으기 위해서라면 극악무도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 한편, 북극 여왕은 잠수함 개디(이재현)를 이용해 바다 밑에 묻힌 보물을 찾는 데 열을 올린다. 개디는 보물을 찾던 중 엘리아스와 마주친다.

<엘리아스>는 게임과 책으로 출발해 TV시리즈로 제작된 노르웨이 애니메이션이다. 극장판으로 만들어진 건 <엘리아스: 꼬마 잠수함>(2007)에 이어 두 번째다. 운송수단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상황은 낯설지 않다. 디즈니의 <카> 시리즈, <비행기>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이 시리즈들의 볼거리는 무엇보다 레이싱 경기를 통한 속도전이다. <엘리아스>는 이와 다르다.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해도 코지 마을 어선과 북극 여왕의 로봇 배의 대결은 애초에 성립 불가다. 영화의 관심 또한 위기에 처한 마을을 위해 똘똘 뭉친 공동체를 강조하는 데 있다. 속도와 무관하게 흘러가는 느린 삶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아이스 피오르의 풍광을 닮았다. 거의 실사에 가깝게 재현된 그림체의 정밀함도 북유럽의 스산한 분위기를 표현하는 데 적절하다. 주로 북극 여왕의 공간에서 스펙터클이 만들어지는데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두워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관객에겐 생소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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