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이유영
2014-11-18
글 : 박소미 (영화평론가)
사진 : 오계옥
<봄>

영화
2014 <봄> 2012 <꽃은 시드는 게 아니라…>(단편)

첫사랑에 빠진 소녀 같다. <봄>의 민경과 배우 이유영 둘 다 말이다. 시골에서 허드렛일을 전전하던 민경은 요양 온 조각가 앞에 모델로 설 때만큼은 청아한 얼굴로 변한다. “시나리오를 읽고 한눈에 사랑에 빠졌다”는 이유영도 작품에 대해 말할 때마다 홍조를 띠고 한껏 들뜬 표정이다. 데뷔작으로 밀라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그녀지만 알고 보면 민경처럼 전혀 다른 길을 걷다 적성을 찾았다. 남들처럼 “대학에 가는 대신 미용 일을 하다 22살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해 연기를 시작”했을 때 “민경이 그랬듯 나 자신을 찾은 기분”이었다고 한다.

다른 점은 “털털하고 거침없다”는 것. 풍파에 시달리며 얼굴에 흉터처럼 그림자가 드리운 민경과 달리 이유영은 발랄하고 해맑다. 힘들었던 점을 묻자 “정말 재밌었다. 촬영 내내 경치 좋고 공기 좋은 데 놀러간 기분이었다”는 답이 먼저 나온다. 그녀의 말처럼 배우가 “즐겨야 하는 직업”이라면 그녀는 천생 배우다. 차기작에서 “왕의 눈에 들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기생 설중매 역”을 맡았는데 “민경과 정반대 캐릭터라 또 다른 재미”에 빠졌다고 한다. 데뷔작의 성공이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녀답게 답한다. “욕심은 독이 될 것 같아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최대한 즐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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