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축구 선수였고 현직 격투기 선수인 익호(이정재)는 하나뿐인 형 영호(이성민)가 납치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경찰은 익호를 용의선상에 놓고 유치장에 가두는데, 그곳에서 익호는 형을 살리고 싶으면 자신이 지시하는 바를 잘 따르라는 에이스(신하균)의 전갈을 접한다. VVIP만을 대상으로 한 베팅 게임의 설계자 에이스에 의해 익호가 게임판의 경주마로 선택된 것이다. 익호는 경찰서, 사설 도박장, 상암월드컵경기장 그리고 서울역을 무대로 한 현실의 게임에서 형을 찾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빅매치>의 목적의식은 뚜렷하다. 익호의 심장박동수와 관객의 심장박동수를 일치시키는 것. 그만큼 <빅매치>에서 액션은 중요하다. 아니, 잘 짜인 <빅매치>의 액션 신은 곧 <빅매치>의 서사를 대체한다. 최호 감독과 <아저씨>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박정률 무술감독은 아기자기한 재미로 가득한 경찰서 유치장 탈출 신, 액션 롤플레잉 게임 같은 서울역 신 등 상황과 공간에 어울리는 액션 신을 꼼꼼하게 설계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배우 이정재가 있다. 수동적인 캐릭터에 머물 수도 있었을 익호를 입체적인 인물로 완성시킨 것은 순전히 배우 이정재의 힘이다. 다만 익호 캐릭터에 너무 힘이 실린 탓인지 신하균, 이성민, 김의성, 배성우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개성 있는 연기가 지나치게 전형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물론 캐릭터와 서사의 전형성은 액션으로 격파된다. 쓸데없이 진지해지지 않으려 하는 유쾌함은 <빅매치>의 큰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