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좌충우돌 신나는 동물탐정 이야기 <쥬로링 동물탐정 극장판>
2014-12-17
글 : 박소미 (영화평론가)

아름드리 시에는 강아지와 고양이뿐 아니라 까마귀, 너구리, 말, 판다 등이 사람들과 어울려산다. 동물원을 떠올리게 하는 마을답게 아름드리 시장은 최고의 반려동물을 뽑는 콘테스트를 연다. 그런데 행사가 끝난 뒤 콘테스트에서 상을 받은 동물들이 밤마다 한 마리씩 실종되기 시작한다. 숲속에 사는 야생동물들도 덩달아 사라진다. 유전학자인 할아버지가 발명한 쥬로링 콤팩트를 통해 동물로 변하는 능력을 가진 다섯명의 친구들, 키키, 루루, 건이, 밍밍, 미누는 동물탐정팀을 결성한 뒤 실종사건을 수사한다.

<쥬로링 동물탐정>은 2010년부터 2011년까지 KBS에서 총 50부작으로 방영했던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다룬 첫 번째 극장용 작품이다. 영화 초반에 실종된 동물들을 조사하면서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는 과정은 <명탐정 코난>과 같은 추리물을 떠올리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쥬로링 동물탐정>은 범인을 밝혀내는 데 집중하는 정통 추리만화라기보다는 실종사건을 중심으로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세개의 그룹이 좌충우돌하는 과정에 무게를 둔 모험물이다. 쥬로링 동물탐사대와 숲속에 사는 애니멀리언족, 길고양이 뚱양이가 이끄는 탐정 삼총사는 전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사건에 접근하지만 결말에 이르러서는 모두 한마음이 되어 사건을 해결한다. 다만 세 그룹을 골고루 다루며 사건의 지형도를 촘촘하게 그리다보니 정작 사건의 열쇠를 쥔 핵심 인물, 웨인에 대한 묘사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방송 버전을 보았다면 아이린, 용해요 박사 등 깜짝 출연하는 캐릭터들이 반가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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