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리메이크한 <가타쿠리가의 행복>, 로테르담영화제에서 폭발적 인기`일본에서 가장 바쁜 감독`이라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을 리메이크한 작품 <가타쿠리가의 행복>이 2월23일 일본에서 개봉됐다.
이 작품은 한 가족이 운영하는 산장을 찾은 사람들이 차례차례 죽어간다는 설정이나 도입부의 에피소드 등은 <조용한 가족>과 같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내용은 달라진다. 결말은 원작과 완전히 다르다. 두 작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미이케 감독의 영화는 등장인물들이 12곡의 노래를 부르는 뮤지컬영화라는 점이다.
미이케 감독은 공동 인터뷰에서 “오리지널 작품은 김지운 감독의 첫 작품이어서 그런지 두번 다시 만들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같은 영화를 만들려해도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에 관해서 말하자면, 가라오케처럼 일상생활 안에 다양한 음악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특별히 뮤지컬영화라는 생각은 없다. 어느 장르에도 들어갈 수 있는 반면, 어느 장르에도 들어갈 수 없는 영화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클레이애니메이션으로 시작, 홈드라마와 코미디, 호러가 착종하며, CG를 결합한 클레이애니메이션으로 마무리되는 <가타쿠리가의 행복>은 ‘조용한 가족’보다는 ‘이상한 가족’이라는 제목이 어울리는 전대미문의 영화다. 배우들은 연기뿐 아니라 노래와 춤도 해야 하는 탓에, 관계자들은 캐스팅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지만 프로듀서와 감독이 “이것이 이상형이다”라고 생각했던 배우들이 모두 출연요청을 수락했다.
산장의 주인인 가타쿠리 마사오 역은 60년대 후반 ‘타이거’라는 그룹의 보컬로 한 시대를 풍미했고, 그룹 해산 뒤에는 수많은 히트작에 출연하며 배우로서도 명성을 날려온 사와다 겐지가 맡았다. 그는 각본을 받았을 때 “유명한 배우들의 이름이 함께 올라 있어 놀랐다. 하지만 미이케 감독이 찍는 작품이니까 새롭고 화제를 모으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 역으로는 오구리 고헤이 감독의 <죽음의 가시>와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간장선생> 등에 출연해온, 일본을 대표하는 여배우 마쓰자카 게이코가 나온다. 이 대여배우는 미이케 감독의 코미디호러뮤지컬을 찍는 동안 사전레슨도 없이 현장에서 안무지도를 받아 춤 연기를 펼쳤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발레리나로 출연했다는 기쁨이 화면에 너무 드러나 창피하다”고 밝힌 그녀는 노래하고 춤추면서 시체를 묻는 부인 역을 재미있게 소화했다.영화에 나오는 노래는 모두 새로 만들어진 곡으로 사와다와 마쓰자카가 함께 부르는 <정성, 지주>(이 장면에선 가라오케처럼 화면 아래 가사가 나온다)는 CD로 발매됐다. 이 작품은 미이케 감독의 다른 작품 3편과 함께 로테르담영화제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노래하고 춤추면서 사람을 죽이는 과격한 난센스를 일본 관객이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