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1일 개봉한 <한여름의 판타지아>가 개봉 일주일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했다(6월25일 현재 누적관객 1만6791명을 넘어섰다). 올해 개봉한 한국 독립영화 가운데 CGV아트하우스 배급작인 <소셜포비아>(누적관객 24만9169명)를 제외하고 1만 관객을 넘긴 건 <한여름의 판타지아>가 유일하다. 배급을 담당한 인디스토리 곽용수 대표는 “독립영화계의 자체 배급으로 1만 관객을 넘은 건 지난해 <족구왕>(누적관객 4만5701명) 이후 처음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영화 지원이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메르스 사태까지 겹쳐 우려가 큰 와중에 거둔 성과”라고 전했다. 개봉 전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을 통해 좋은 평가를 얻은 데다 관객의 입소문도 흥행 돌풍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디스토리 홍보•마케팅팀을 담당하고 있는 정은년 과장은 “개봉 3주차에 접어들었는데도 관객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다. <혜화,동>(2011), <파수꾼>(2011)처럼 재관람 관객이 많은 게 특징이며 이대로라면 돌아오는 주말 2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덧붙여 “관객이 한국 독립영화 하면 ‘규모는 작고, 내용은 우울하다’는 선입견이 강한 것 같다. 그걸 깨보자며 ‘여행지에서 벌어지는 로맨스물’을 표방한 감성적인 컨셉의 마케팅 전략을 짠 게 적절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서울독립영화제 조영각 집행위원장은 “이번을 계기로 독립영화계가 자기 평가를 내리고 새로운 전기를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배급 시장의 열악함이나 마케팅의 다변화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것과 별개로 1만 관객을 불러들일 만한 독립영화가 그만큼 없었다는 건 분명한 문제다”라며 작품의 내실을 기해야 할 시점임을 꼬집었다. 독립영화 제작 및 배급사인 시네마달의 김일권 PD는 “작품 자체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만듦새를 떠나 적어도 시장 안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멀티플렉스나 CGV아트하우스의 배급 라인을 타지 않으면 1만명을 넘기는 것 자체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