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스파이의 대가는 무엇인가
2015-07-27
글 : 장영엽 (편집장)
크리스토퍼 매쿼리의 본격 스파이물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이 7월3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유주얼 서스펙트>의 각본가, <작전명 발키리>의 연출자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매쿼리가 감독으로 합류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는 어떤 작품일 것인가. 알려진 바는 많지 않지만, 앞서 공개된 트레일러와 제작진의 인터뷰에서 밝혀진 정보를 토대로 영화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를 재구성해 소개한다. 다음은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을 보기 전 알아야 할 여섯 가지 정보다.

#1 “의장님, IMF를 해체할 때가 됐습니다.” ― 알렉 볼드윈이 연기하는 정부 인사

조직원이 몰살됐던 1편부터 국장이 살해당한 4편까지, ‘미션’ 시리즈의 주인공 에단 헌트(톰 크루즈)가 소속된 조직 IMF는 한시도 평화로운 날이 없었다. 시리즈의 5편에 해당하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서도 IMF의 수난사는 계속된다. 개봉에 앞서 공개된 트레일러에서 주목을 끈 장면은 IMF 요원인 윌리엄 브랜트(제레미 레너)를 국회에서 거세게 몰아세우는 알렉 볼드윈의 모습이었다. 이름과 정체가 불분명하지만, 정부 인사로 추정되는 그는 위험과 혼란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IMF 조직의 해체를 주장한다. 5편에 새롭게 합류하게 된 크리스토퍼 매쿼리 감독은 “(에단 헌트의) 팀이 영화 초반부부터 흩어질 것이고, 그들은 다시 뭉치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4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이 IMF에 새로운 요원이 유입되고 그들이 뭉쳐 하나의 팀을 이뤄내는 과정에 주목한 영화라면,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은 그렇게 조직된 새로운 IMF의 일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얼마나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해내는지가 중요한 작품인 듯하다. 4편에서 에단 헌트에게 큰 힘이 되어줬던 전략분석요원 윌리엄과 IT 전문요원 벤지(사이먼 페그)가, 1편에서부터 에단의 절친한 동료였던 해킹전문가 루터가 이번 영화의 주요 조력자들이다.

#2 “신디케이트를 무너뜨리고 싶어요? 그건 불가능해요.” ― 일사 파우스트

‘불량 조직’(로그네이션•rogue nation)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5편의 부제는 바로 이 집단을 겨냥하고 있다. ‘신디케이트’는 지난 4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의 엔딩 신에 등장했다. 모든 임무를 완수한 에단 헌트가 정부로부터 새로운 미션을 전달받는데, 그 미션에서 언급하고 있는 국제테러조직이 바로 신디케이트다. 그런데 <미션 임파서블>의 세계에 이 조직이 처음 등장한 것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전의 일이다. 60, 70년대 미국에서 방영된 동명의 TV시리즈에서 신디케이트는 자주 IMF의 임무 수행을 방해하는 지하범죄세계의 악당 집단으로 등장했다. 크리스토퍼 매쿼리 감독은 5편의 제작을 시작하는 단계부터 TV시리즈의 연장선상에서 신디케이트라는 조직을 다루겠다는 아이디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신디케이트는 IMF처럼 비밀스럽게 운영되며 IMF만큼 숙련된 요원들로 구성된 테러조직이다. 벤지를 연기하는 사이먼 페그는 신디케이트를 “IMF를 비추는 거울 같은 존재”이자 “에단 헌트의 어두운 모습을 반영하는” 조직이라고 묘사한다. 이 조직을 이끄는 신원미상의 수장은 숀 해리스가 연기할 예정이다. 숀 해리스는 한국 관객에겐 <프로메테우스>(2012)의 예민한 지질학자 파이필드로 이름을 알린 영국 배우. 크리스토퍼 매쿼리 감독은 “에단 헌트가 그를 찾아 헤매지만, 그림자 속에서 드디어 숀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사실은 그가 에단을 쫓고 있었고 예상치 못했던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 밝혀진다”고 말했다.

#3 “그녀를 어떻게 믿어?” ― 윌리엄 브랜트

알렉 볼드윈, 숀 해리스를 제치고 이번 영화에서 그 면모가 가장 궁금한 인물은 스웨덴 출신의 여배우 레베카 퍼거슨이 연기하는 일사 파우스트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예고편에서 범죄조직의 일원을 단숨에 제압하고 에단 헌트를 구출하는 일사의 모습은 ‘<미션 임파서블>의 세계에 강인한 여전사가 합류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품게 만들었다. 솔직히 지난 시리즈가 여성 캐릭터들을 구축해오는 방식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3편의 주요 인물이었던 에단 헌트의 아내 줄리아(미셸 모나한)는 늘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였고, 4편에서 에단 헌트와의 협업을 통해 성장하는 IMF 요원으로 등장한 제인 카터(폴라 패튼)는 기대만큼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오히려 4편 최대의 수혜자는 레아 세이두가 연기하는 암살자 사빈 모로였다). 하지만 일사에 대한 레베카 퍼거슨의 말은 이번 영화가 여성 캐릭터를 그려내는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보게 한다. “일사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녀가 매우 똑똑하고 에단만큼이나 숙련된 사람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중략) 우리는 일사가 어떠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다가도 곧 그녀가 그런 사람이 맞는지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녀는 알 수 없는 인물이다.”

#4 “우린 3.6m의 콘크리트와 26만ℓ의 물을 통과해야 해요.” ― 일사 파우스트

불가능한 미션을 해결하는 부서(Impossible Mission Force). IMF의 목적이 ‘안 되면 되게 하라’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미션을 완수해내는 IMF 요원들을 지켜보는 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즐거움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톰 크루즈가 연기하는 에단 헌트는 2분30초 안에 3.6m의 콘크리트와 26만ℓ의 물을 통과하고, 위험천만한 오토바이 추격전을 벌이며, 맨몸으로 비행기 외부에 매달리기도 한다. 특히 CG와 스턴트맨에 의존하지 않은 채 직접 대부분의 액션 장면을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한 톰 크루즈가 에어버스 A400에 실제로 매달려 하늘로 날아가는 장면은 보기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진다. “사람들이 내게 A400 비행기를 보여주기에 톰에게 이렇게 말했죠. 이 비행기 바깥에 당신이 매달리면 안 되나요, 라고. 반쯤은 농담으로 말한 건데 그가 나를 보며 이렇게 대답하더라고요. ‘네, 할 수 있어요.’” 크리스토퍼 매쿼리 감독은 그 뒤 세계적인 톱스타가 상공 900여m 위를 활강하는 비행기 외부에 매달려 연기하는 장면을 여덟번이나 반복해서 지켜봐야 했고 그건 5편의 제작진 모두에게 현기증을 선사하는 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 만약 6편을 찍는다면 톰 크루즈는 아마 우주에 가야 할 거다. 더 높이 올라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부르즈 할리파에도 올라갔다. 보기에는 정말 멋지지만 다음 단계가 상상이 안 된다.”(사이먼 페그)

#5 “아주 신중히 대답하게. 에단 헌트는 어디 있나?” ― 알렉 볼드윈이 연기하는 정부 인사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또 다른 재미는 세계 각지의 이국적인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액션 시퀀스를 지켜보는 데에 있다. 지난 4편에서 두바이와 모스크바, 뭄바이가 영화의 주요 로케이션이었다면 이번 영화에선 오스트리아 빈과 모로코, 런던이 중요한 촬영지로 선택됐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예고편에서 우리는 빈국립오페라극장 지붕에서 밧줄을 타고 뛰어내리는 에단 헌트와 일사 파우스트의 모습, 마라케시 고속도로(이곳은 영화 촬영을 위해 14일간이나 통제되었다)에서 격렬하게 질주하는 에단 헌트와 정체불명의 추격자의 바이크 추격전 등을 짧게나마 목격할 수 있다.

#6 “마지막 미션이 될 수도 있어. 제대로 하자.” ― 윌리엄 브랜트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윌리엄 브랜트의 이 대사는 <미션 임파서블>의 세계에 새롭게 합류한 감독 크리스토퍼 매쿼리의 결연한 마음가짐으로 읽히기도 한다. 그는 이미 <엣지 오브 투모로우>와 <작전명 발키리>의 각본, <잭 리처>의 연출자로서 톰 크루즈와 호흡을 여러 번 맞춘 바 있다. 벤지 역의 사이먼 페그에 따르면 그는 출연진에게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의 뒤를 따르기보다 “크리스토퍼 매쿼리가 만들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 염두에 뒀던 레퍼런스는 <코드네임 콘돌>(1975)과 <컨버세이션>(1974) 같은 70년대 스릴러영화들, 그리고 브라이언 드 팔마가 연출했던 <미션 임파서블>(1996) 1편이다. 모두 암살과 음모가 만연한 세계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들이다. “이 영화에 만연한 주제는 ‘스파이의 대가는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들의 세계가 얼마나 복잡한지를 보여줄 거다.” 브라이언 드 팔마의 <미션 임파서블>이 그랬듯, 본격 스파이 장르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크리스토퍼 매쿼리의 바람은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서 어떤 모습으로 구현되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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