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제작사와 중국 기업의 공동 제작 사례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7월30일 국내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이하 <로그네이션>) 상영이 시작된 뒤 관객이 파라마운트사의 로고 다음으로 보게 되는 것은 알리바바픽처스의 로고다. <로그네이션>은 알리바바픽처스가 할리우드영화에 처음으로 메인 투자한 작품이다. 알리바바픽처스는 <로그네이션>으로 파라마운트사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고, 이로써 메인 투자 외에도 중국 내 프로모션을 담당하고 월드 박스오피스의 일정 부분 수입까지 가져가게 됐다.
완다그룹도 웨인스타인컴퍼니에서 안톤 후쿠아가 연출하는 <사우스포>에 3천만달러를 투자했다. 화이브러더스도 지난 3월 STX엔터테인먼트와 영화 18편을 공동 제작하는 계약을 맺었다. 차이나필름그룹은 레전더리픽처스의 중국 내 회사인 레전더리이스트와 장이모의 신작 <만리장성>을 함께 만들고 있다.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중국 내 배급을 맡기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 영화사와 공동 제작을 하는 이유는 자국 영화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화 개봉 편수를 강력히 규제하는 중국 정부의 방침 때문이다. 중국 영화사로선 북미 제작사의 기술력을 배우고 할리우드로의 진출로를 적극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합작 결과는 명징하다. 차이나필름그룹과 공동 제작하여 올해 중국 개봉한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은 중국 내에서 3억9천만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무려 중국 내 수익이 북미 수익을 웃돌 정도의 흥행 기록이다. 참고로 차이나필름그룹이 중국 내 배급만 맡았던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2013)은 중국에서 불과 660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또한 전체적으로 할리우드가 이번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얻은 수익만 해도 33억달러에 육박한다. 55억달러인 북미 시장 수입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중국과의 협업은 이제 흥행 여부를 판가름하는 절대 기준이 된 지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