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지구 멸망을 막기 위해서 나선 학생들 <암살교실>
2015-08-27
글 : 김보연 (객원기자)

어느 날 문제아들이 모인 E반에 새로운 담임선생님(니노미야 가즈나리)이 갑자기 부임한다. 문어 모양을 한 정체불명의 생물인 그는 최근 달의 70%를 파괴했으며, 6개월 뒤에는 지구까지 날려버리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지구 멸망을 막기 위해서는 다름 아닌 학생들이 ‘살 선생님’을 죽여야만 한다. 그러나 만능 촉수와 마하 20의 최고 속력을 자랑하는 그를 죽이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게다가 학생들은 의외로 다정한 성격의 선생님에게 정까지 들고 만다. 과연 학생들은 선생님을 암살할 수 있을까?

마쓰이 유세이의 연재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암살교실>은 놀랄 만큼 기상천외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인간과 소통하는 인공지능 캐릭터나 머리에 촉수가 달린 킬러 등은 그나마 납득하기 쉬운 편이다. 이 영화에는 ‘문제 학생’만을 따로 모아 공개적인 차별을 가하는 것이나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각종 암살 기술을 배우는 황당무계한 설정들이 쉬지 않고 등장한다. 즉, 독특한 소재와 거침없는 전개를 통해 개성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의 영화가 흥미로운 소재만으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안타깝게도 <암살교실>은 원작의 주요 에피소드들을 영화로 옮기는 데 주력하다 결과적으로 짧은 사건들을 줄줄이 나열하는 데만 그치고 만다. 그러다보니 처음 보기 시작할 때는 잠깐 신기할 수 있지만 영화가 끝나면 결국 산만한 인상만 남을 뿐이다. 주요 설정과 캐릭터는 거의 다 소개했으니 다음 2편에서는 유기적인 이야기 전달에 더 집중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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