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FF 37.5]
[STAFF 37.5] 현장에서 즐거웠던 그 기억
2015-11-06
글 : 장영엽 (편집장)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특종: 량첸살인기> 송정민 PD

영화 2015 <특종: 량첸살인기> PD 2014 <좋은 친구들> 라인 PD 2013 <깡철이> 프로덕션 슈퍼바이저 2012 <내가 살인범이다> 라인 PD 2011 <최종병기 활> 제작실장 2010 <평행이론> 제작부장 2008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제작부장 2007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제작부 2007 <수> 제작지원 2004 <여선생 vs 여제자> 제작부

“준비한 걸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보여주려 했는지 잊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연출자로서 노덕 감독의 신조다. 그런 그녀의 현장에서는 순간의 즉흥적인 선택과 판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눈 밝고 손 빠른 PD의 존재가 절실한 이유다. <특종: 량첸살인기>(이하 <특종>)가 입봉작인 송정민 PD를 두고 노덕 감독은 “감독이 원하는 걸 어떻게든 맞춰주려 노력하는, 철두철미한 PD”라고 평한다. 그건 단지 그가 예산을 잘 맞추고 스케줄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PD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예산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 촬영을 마치고 음악 녹음을 하러 체코까지 가게 해줬다. 이 영화에서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판단이 아니었나 싶다.”

유독 풀숏이 많은 <특종>의 관건 중 하나는 “화면을 꽉 차 보이게 하는” 것이었다고 송정민 PD는 말한다. “화면을 최대한 꽉 차 보이게 하자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소품과 인원, 장소, 카메라앵글까지 합이 잘 맞도록 사전에 준비를 많이 했다.” 보도국 내부에서 기자들이 정신없이 뉴스를 준비하는 장면과 연쇄살인사건 취재를 위해 기자들이 용의자의 집 앞에 우르르 몰려드는 장면 등 대다수의 등장인물들을 풀숏으로 잡아내는 장면의 촬영을 위해 보조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무술팀, 제작부, 메이킹필름을 촬영하는 스탭까지 엑스트라로 동원되었다.

무혁(조정석)이 연쇄살인사건의 진짜 살인범을 만나는 용산 폐건물 시퀀스는 제작부의 노력이 가장 많이 묻어난 장면이다. “용산과 성남, 인천”이라는 세 후보지를 두고 마지막까지 고심하다가 용산을 택한 이유는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고 도심과 가까워 설정상으로도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중앙대병원이 있던 곳이라 주로 병원 세트로 많이 사용되던 공간을 버려진 오피스텔로 탈바꿈시키는 과정에서 시간과 공이 많이 들었다고.

<좋은 친구들>의 라인 PD를 마치고 <특종>의 PD로 참여하기까지가 영화 인생의 고비였다고 송정민 PD는 말한다. “잠시 현장을 떠나 대학원에서 영화이론을 공부하고 있었다. 이 일을 시작한 지 10년쯤 되니 과연 PD가 내 적성에 맞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그에게 고민과 상처를 안겨줬던 현장은 다시 운명처럼 그를 <특종>으로 이끌었다. 그런 그의 차기작은 한재림 감독의 차기작 <더 킹>이다. 11월 말 크랭크인을 목표로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당분간 송정민 PD가 현장을 떠날 일은 없어 보인다.

악마 그림을 왜 그렸을까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그때그때 해야 할 일들을 노트에 적는다. 요즘에는 컴퓨터나 휴대폰도 많이 쓰지만, 나는 왠지 손으로 메모하는 게 습관이 됐다. 해야할 일들에 번호를 붙여 다 하고 나면 번호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다 그렸는지 확인하고 나서야 퇴근한다. 가끔 영화가 끝나고 들춰보기도 하는데, 어떤 페이지에는 악마 그림이 그려져 있기도 하다. (웃음) 당시의 내 심리 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는 노트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