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15 <북쪽에서 온 여행자> <무수단> <그놈이다> <성난 변호사> <베테랑> 2014 <맨홀> <우는 남자> 2013 <끝까지 간다> <용의자> <소원> <관상> <스파이> <소녀> 2012 <간첩> 2011 <러브픽션> <고지전>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단편영화 2015 <병구> 2014 <잭보이> 2013 <모텔 아쿠아리움> <AM5:14> <더티혜리> 2012 <신입사원> <여행자>
연극 2015 <트루웨스트> 2012∼14 <햄릿: The Actor> 2012 <쥐덫> 2011 <예쁘고 외로운 여자와 밤을> <맥베스> 2010 <키스 미, 케이트> <내 마음의 풍금 시즌3>
드라마 2015 <폭풍의 여자> 2013 <KBS 드라마 스페셜-마귀>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놈이다>의 형사 두수는 장우(주원)의 말처럼 민약국(유해진)이 은지(류혜영)를 살해한 것이 아닐까 짐작하면서도, 수사를 펼치기도 전에 의지가 가로막히는 남자다. 두수가 허세와 과장으로 본심을 가리기 때문에 그런 사태가 발생하는데, 서현우는 두수의 그런 모습을 “지역 정서를 고려한 연기”라고 말했다. “경상도 남자들 특유의 기질이랄까. ‘가오’를 잡으려 하는 게 있다. 감독님은 부산말로 ‘갈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하셨다. 가령 우리 아버지는 어머니가 해준 밥을 굉장히 잘 드셔놓고 맛이 어떠냐 물으면 괜히 맛없다고 하시는 분이다. 맛있게 드신 걸 다들 알고 있는데. (웃음)” 또한 두수는 마을 사람들에게 두려움과 기피의 대상이면서 자기들끼리 똘똘 뭉친 집단 바깥으로 기묘하게 혼자 튀어나온 인물이다. 서현우는 촬영 전 윤준형 감독에게 두수의 전사에 관해서도 써갔다. “마을 유지 아들이라 집안 덕에 경찰 된 줄 알고 마을 사람들이 약간 무시한다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허세를 부린다. 아무도 못 알아보지만 명품시계를 차고 다닌다. (웃음) 레이밴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고, 경찰차 대신 흰색 오피러스를 몰고 다닌다. 저게 형사인가 동네 건달인가 싶잖나.” 그 때문인지 두수는 마을 사람들과 이상한 균형을 이루며 배역의 경중과 무관하게 강력한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영화에서 볼 때보다 훨씬 날씬하다.
=두수가 위압적으로 보이길 바라서 촬영 때 살을 찌웠다. 15kg 정도 찌울 걸 생각했는데 한번 찌기 시작하니 걷잡을 수 없어지더라. (웃음) 18kg 정도를 찌웠고, 촬영 마친 뒤 4주 만에 원상복귀했다.
-주원에게 경상도 사투리 교습까지 해줬다고. 고향이 창원이라고 알고 있다.
=고향은 부산이지만 어릴 때 15년간 창원에서 살았다. 감독님이 현장에 함께 있는 사람이 주원씨에게 사투리를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해서 내가 하게 됐다. 두수를 연기할 때 쓴 사투리는 아버지 세대의 말투다. 가령 ‘뭐꼬?’라고 물어볼 수 있는 걸 ‘뭐시등고?’라고 묻는다든가. 오랜만에 집안 어른 댁을 방문해서 인사도 하고 조언도 구했다. (웃음)
-영문학을 공부하다 연기를 하겠다고 선언해 집안을 발칵 뒤집었다고 들었다.
=집에다는 나중에 연기과 교수가 될 거라고 해뒀다. (웃음) 기숙사제로 운영하는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학생이었는데 어린 나이에 하도 공부만 해서 많이 지쳐 있었다. 성격도 다혈질이었는데 우연히 연극반에 들어가 연기를 시작하고 난 뒤 나 자신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그래서 연기하겠다고 나와 대학로에서 바텐더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손님으로 오는 연극배우 선배들에게 귀동냥도 했고, 운좋게 한국예술종합학교에도 붙었다.
-어렵게 택한 길이니 더 열심히 하고 싶겠다.
=서른을 넘기고 나니 이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앞만 보게 되더라. (웃음) 좋아서 시작한 일이니 스스로를 속이진 말자고, 재밌게 일하자고 다짐한다. 곧 <터널>(감독 김성훈)이 촬영을 시작한다. 나는 유승목 선배의 후배기자 역할로 나온다. 서울독립영화제 출품작 <병구>도 이제 공개될 거다. 일년에 적어도 한번 이상은 연극 무대에도 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