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본연의 자신감이 만드는 당당함
2015-11-17
글 : 송경원
<5 to 7> 베레니스 말로에
<5 to 7>

영화 2016 <테렌스 맬릭 프로젝트>(가제) 2015 <5 to 7> 2012 <007 스카이폴> 2011 <해피니즈 네버 컴즈 얼론>

여배우에게 007 시리즈 본드걸은 매력적인 독배다. 누구나 한번쯤은 탐낼 만한 역할이지만 화려한 만큼 단 한번의 날갯짓으로 끝나버린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1979년생 베레니스 말로에에게 기회가 찾아왔을 때 그녀는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고 한다. 본드걸이란 역할을 따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제임스 본드 영화에 참여하고 싶은 것이고, 스타덤에 오르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 독특한 세계의 일부가 되고 싶은 것이라고. 베레니스 멜로에는 자신이 가진 장기를 활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본드걸 역할에 도전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 선택이 옳았음이 새삼 증명됐다. 신작 <5 to 7>에서 말로에는 한층 완숙한 팜므파탈이 되어 돌아왔다. 짧지 않은 모델 경력과 프랑스 TV드라마에 출연한 경험이 있지만 영화계에서는 사실 무명에 가까웠던 그녀는 <007 스카이폴>에서 악녀 세베린으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낼 좋은 기회를 맞았다. “모델은 생계수단이었고 언제나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워왔다”는 베레니스 말로에에게 화사한 미모만큼 소중한 미덕이 바로 열정과 자신감이다. 중국계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한때 ‘전형적인 프랑스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잦은 퇴짜를 맞았다. 하지만 이젠 프랑스 미녀의 계보를 잇는 배우로 거론되며 숱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 와중에 베레니스 말로에가 더욱 빛나는 건 자신의 장점을 활용하는 데 망설임이 없기 때문이다. <5 to 7> 속 33살의 완숙한 파리지엔 아리엘 역은 마치 그녀를 위한 맞춤옷 같고, 말로에는 이를 알아볼 만큼 현명하다. “전보다 훨씬 선택의 폭이 넓어졌음”에도 서두르지 않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역할을 고를 줄아는 그녀의 신중한 행보에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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