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11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라인업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심사위원장은 메릴 스트립이 맡고, 1966년 당시 동•서독의 영화적 전망을 주제로 회고전이 열릴 예정이다. 개막작은 코언 형제의 신작 <하일, 시저>로 확정되었다. 그리고 명예황금곰상은 지금껏 130여편의 영화와 텔레비전극을 찍은 촬영감독 미하엘 발하우스에게 돌아간다. 올해로 팔순을 맞은 발하우스는 오래전부터 베를린국제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1990년 심사위원장을 역임하였고, 2006년에는 카메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발하우스는 마틴 스코시즈의 전속 카메라맨이라 할 만큼 그의 주요 작품 7편을 함께 찍었다. 할리우드에서의 성공 전엔 뉴 저먼 시네마의 기수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와 작품 15편을 함께하며 독일 영화예술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발하우스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360도 회전 촬영기법도 파스빈더와 영화 작업을 하며 탄생되었다. 피학, 가학적 성생활을 하는 부부 이야기를 다룬 TV드라마 <마르타>(1974)를 찍으며 이 커플의 첫 번째 마술적 만남의 순간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360도 회전 기법이 고안되었다고 한다. 촬영 당시 급경사 지형 때문에 카메라를 180도 회전하며 촬영하는 게 어떻겠냐는 발하우스의 제안에, 파스빈더는 아예 360도 회전에 도전해보자고 했다고. 이번 베를린국제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명예황금곰상 회고전에서는 <컬러 오브 머니>(1986), <워킹걸>(1988), <드라큘라>(1992), <퀴즈쇼>(1994) 등 발하우스가 촬영을 맡았던 10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시상식이 열리는 내년 2월18일에는 <갱스 오브 뉴욕>을 상영한다.
할리우드에서 25년간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마틴 스코시즈, 볼프강 페터슨 등 쟁쟁한 감독들과 작업하며 카메라맨으로서 명성을 떨친 발하우스는 2007년에 독일로 돌아와 영화학교에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세계 신인 영화인 양성 프로그램인 베를리날레캠퍼스부문에서도 발하우스와 사진작가 짐 라케트의 단상토론이 계획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