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오랫동안 봉인된 마녀 퀸의 부활 <라스트 위치 헌터>
2015-12-23
글 : 문동명 (객원기자)

800년 전, 최고의 마녀 사냥꾼 코울더(빈 디젤)는 흑사병을 퍼트려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위치 퀸과 전쟁을 벌이다 영원히 사는 저주를 받는다. 오랫동안 봉인된 위치 퀸과의 조우를 기다리던 코울더는 수상한 마녀들이 도처에서 보이는 분위기에서 위치 퀸의 부활을 느낀다. 남의 기억을 조작하는 마녀 클로이(로즈 레슬리)와 생사의 기로에 놓인 36대 돌란에 이어 임명된 37대 돌란(엘리야 우드)은 코울더를 도와 세상을 구하기로 한다.

액션스타 빈 디젤이 전면에 나서는 영화는, 무작정 때리고 부수는 액션영화에 대한 이성적인 우려와 말초적인 기대를 동시에 껴안는다. <라스트 위치 헌터>는 기대와 우려를 보완하고자 액션의 밀도를 낮추고, 흑사병이라는 역사적인 배경을 서사에 더했다. 결과는 좋지 않다. 주인공 코울더와 위치 퀸 사이의 사연을 설명하는 오프닝에서부터 현저히 느림이 느껴지는 <라스트 위치 헌터>는 내내 박진감을 배제한 채로 진행된다. 빈 디젤에게 응당 기대할 민첩하고 묵직한 액션은 온데간데없고, 특유의 답답한 발성을 통한 긴 대사들이 여러 인물과의 대화를 통해 이어질 뿐이다. 그렇다고 지루하게 이어지는 대사가 허약한 서사를 폭넓게 설명하는 것도 아니다. 영생불사가 저주라는 설정은 <라스트 위치 헌터>만의 특징을 만들지 못하고 어느새 휘발된다. CG 역시 1천억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갔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만큼 마녀의 흉측한 형상을 강조하는 데에만 집중되고 맥 빠지는 액션을 살려낼 도리 없이 겉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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