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호령할 능력이 생긴다면? <앱솔루틀리 애니씽>
2016-01-13
글 : 김현수

아무런 준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마음대로 호령할 능력이 생긴다면? 여러 코미디영화에서 차용했던 전지전능한 파워 혹은 초능력을 소재로 한 영화 <앱솔루틀리 애니씽>은 영국 배우 사이먼 페그의 개그 원맨쇼를 즐길 수 있는 SF 코미디영화다. 한동안 액션 블록버스터 시리즈에서만 얼굴을 보이던 그가 오랜만에 코미디영화로 돌아온 것이다.

우주 전체를 지배하는 외계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날, 이들은 지구의 뒤떨어진 문명 수준을 하찮게 여겨 파괴를 결정한다. 그런데 무조건 파괴하는 게 아니라 한 가지 조건을 달고 테스트를 거치기로 했으니, 무작위로 선정된 누군가에게 초능력을 주어 지구와 지구인의 가치를 시험해보자는 것. 그렇게 선정된 이가 하필이면 최근 들어 부쩍 삶의 의욕이 없어진 교사이자 작가지망생 닐(사이먼 페그)이다. 그는 애완견 데니스(로빈 윌리엄스)와 단둘이 한집에서 살아가는 만년 솔로인데, 아래층에 사는 캐서린(케이트 베킨세일)을 마음에 두고 있다.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이루거나 혹은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닐은 반 아이들 전체를 파괴했다가 되살리기도 하면서 날벼락처럼 쏟아진 초능력을 시험한다. 그런데 그 행동이 한심하게 느껴진 외계인은 예정대로 지구 파괴를 강행하려 한다. 닐은 이런 상황에서 초능력을 통해 캐서린의 마음도 얻어야 하는데 캐서린의 전 약혼자였던 군인 출신 그랜트(롭 리글)가 둘 사이를 끊임없이 방해한다. <앱솔루틀리 애니씽>은 아기자기한 코미디 에피소드를 나열하면서 SF의 상상력과 로맨틱 코미디의 결합을 시도하지만 캐릭터와 이야기 모두 탄탄하지 못해 시종일관 헛웃음을 유발시킨다. 사이먼 페그 역시 <뜨거운 녀석들>이나 <스타트렉: 더 비기닝> 등에서 보여준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영국의 유명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튼의 멤버로서 동명의 영화도 연출하고 시, 소설, 시나리오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인정받았던 테리 존스 감독의 신작이다. 주인공 닐의 애완견으로 등장하는 데니스의 목소리 연기는 고 로빈 윌리엄스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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