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2013)의 제작사 주피터필름(대표이사 주필호)이 연출자 한재림 감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 패소했다. 주피터필름은 <관상>의 제작에 앞선 2011년 한재림 감독과 영화의 제작 일정 및 제작비 등에 관한 사전 협의인 감독고용계약을 체결했으나 한재림 감독이 이 계약의 의무를 불이행했다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주피터필름쪽은 감독고용계약서상에는 4~5개월이었던 촬영 기간이 7개월여로 늘어나면서 합의된 순제작비 예산을 초과해 제작사가 15억5천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판부의 생각은 달랐다. 1월14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제41 민사부(재판장 정창근)는 원고 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한재림)의 의무 위반에 앞서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에 관해서 본다’며 ‘영화 촬영 당시 피고는 원고가 지분양도계약을 체결할 것임을 알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감독이 제작비 초과로 인해 제작사가 입게 될 손해를 알 수 없었다는 게 이유다.
주피터필름쪽은 곧바로 항소 의사를 밝혔다. 주피터필름은 “재판부가 감독의 계약불이행의 책임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점은 유감이다. 제작의 총책임자로서 제작비 초과에 따른 책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감독이 스스로 체결한 계약 내용을 위반할 시에 법률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어느 정도 부담하게 될지 여부를 소송을 통해 판단받고자 했다”고 전했다. 항소심 변호인을 재선임하는 대로 항소장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법원은 한재림 감독이 극장 수입과 부가 수익 등으로 제작사가 얻는 ‘전체 수익’의 5%를 흥행성공보수금으로 청구한 것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흥행성공보수금은 ‘극장 수익’에 한해서만 발생하는 것이라는 제작사쪽 입장을 받아들였다. 주피터필름은 한재림 감독에게 그 5%가 아닌 약 1억8천만원을 지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