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세 커플의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 <좋아해줘>
2016-02-10
글 : 김수빈 (객원기자)

신인배우 진우(유아인)는 스타 작가 경아(이미연)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한류스타로 발돋움한다. 몇년 후, 달라진 입지를 과시하듯 경아의 캐스팅 제안을 거절하던 진우는 우연히 경아가 미혼모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수년 전의 사건을 더듬는다. 성찬(김주혁)네 가게에서 마주친 나연(이솜)과 수호(강하늘)는 첫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둘은 SNS로 서로를 탐색하는 시기를 거쳐 현실 속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수호는 나연에게 자신의 비밀을 말할 자신이 없다.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인 주란(최지우)과 성찬은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댄다. 사기를 당해 금전적으로 어려워진 주란이 반대로 성찬의 집에 세입자로 들어가면서 관계에도 변화가 온다. 발도 넓고 오지랖도 넓은 성찬은 주란의 연애를 위해 SNS 코칭을 시작한다.

<좋아해줘>는 SNS를 연애의 발판으로 삼는 요즘의 연애 풍속도를 담는다. 현실에서처럼 여섯 남녀에게도 무신경한 댓글은 거절의 의미로 읽히기 일쑤고 타임라인 복습은 연애 도입부의 필수 코스로 여겨진다. 그러나 SNS는 에피소드로 활용될 뿐 정작 세 커플의 연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진 않는다. 오프라인에서 살을 부대낌으로써 본격적으로 연애의 단계를 밟아가는 건 여타 로맨스영화와 다를 바가 없다. 트렌디한 소재의 외피 속에 담긴 연애담은 지극히 전형적이다. 로맨틱영화에 익숙한 상황을 만들고서도 예상되는 인물의 반응을 유보하는 식으로 클리셰를 비틀려는 노력이 엿보이지만 맥락은 전혀 다를 바가 없기에 새롭지도 않다. 이별과 재회를 상징하는 공항 신으로 맺어지는 마지막까지, 후반부로 갈수록 상투성은 짙어진다.

여섯 배우는 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톱스타를 연기하는 톱스타 유아인의 모습은 신선한 긴장감과 재미를 유발한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2004)의 홍반장 캐릭터를 연상케 하는 김주혁의 코미디 연기도 극에 활력을 더한다. 세 커플 모두의 멋진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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