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 슈퍼히어로영화 <데드풀>이 전세계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예매집계 사이트인 박스오피스모조닷컴에 따르면 지난 2월12일 북미에서 개봉한 <데드풀>이 14일까지 개봉 첫주 3일 동안(북미 기준) 벌어들인 금액은 무려 1억3500만달러다. <데드풀>은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는 물론, 2월 개봉작, 겨울 개봉작, R등급 영화를 통틀어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다. <데드풀>의 이같은 흥행은 5800만달러의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R등급 영화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결과라 더욱 놀랍다. 포브스 닷컴은 <데드풀>의 흥행 요인으로 예상을 뒤엎는 파격적인 액션 연출, 셰익피스어풍의 멜로와 코미디, 호러와 풍자가 뒤섞인 전개, 코믹스 역사상 가장 시대를 잘 타고난 캐릭터 등을 꼽았다. 이 막 나가는 19금 슈퍼히어로영화는 배급사인 이십세기 폭스사에도 신기록을 선사했다. 그동안 폭스 배급작 가운데 최고 오프닝 성적은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가 보유하고 있던 1억840만달러였다. 2월16일 기준으로 <데드풀>이 전세계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3억1천만달러를 넘어 이미 제작비의 6배를 벌어들였다.
이같은 <데드풀>의 놀라운 흥행 성적은 마블 스튜디오 경영진의 마음까지 뒤흔들고 있는 모양이다. <엑스맨> 시리즈의 제작자인 사이먼 킨버그는 이미 제작이 확정된 <데드풀> 속편과 <울버린> 신작 등이 R등급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고, <할리우드 리포터>에서는 슈퍼히어로 최초로 양성애자 캐릭터가 주인공인 영화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 데드풀은 코믹스 원작에서 모든 성을 사랑하는 ‘옴니섹슈얼’ 캐릭터로 묘사되고 있다. 아무튼 성인 관객을 대상으로 한 R등급 영화가 대박 흥행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데드풀>이 최초로 증명한 이상, 슈퍼히어로영화의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밝을 거라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