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매트릭스>는 상상에 불과한가
2016-03-08
글 : 송경원
글 : 씨네21 데일리팀

FICTION

<매트릭스>는 인간이 기계를 위해 일종의 배터리 역할을 하고 있는 디스토피아 세계다. 인간들은 자신이 기계에 사육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가상현실 속을 살아간다.

FACT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엇인지부터 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맥스웰의 도깨비 원리’라는 이론이 있는데, 근본적으로 정보가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설명이다. 핵심은 순수하게 정보가 움직일 때도 에너지가 필요하며 발생한다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모순을 설명하기 위해 가상의 모델을 만들어냈다. 근데 이 가설이 열역학 2법칙 엔트로피를 위배하기 때문에 도깨비란 별명이 붙었다. 다중우주(서로 다른 일이 일어나는 우주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고 가정한 이론)의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는 어쩌면 이미 일종의 매트릭스 안에 들어가 있는 건지도 모른다. 영화에서는 사람이 기계의 에너지원이 되었는데도 그 사실을 모르고 살아가는데,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인체의 작동 과정과 유사하다.

<이기적 유전자>의 논의에 따르면 우리 삶의 선택은 의식이라는 주체가 아니라 유전자들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것일 수도 있다. 즉 생명은 유전자의 생존을 위해 구성된 단백질 덩어리이며 유전자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도구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존재를 위해 존재하는 하부구조임에도 스스로는 그 사실을 모른다는 점에서 매트릭스의 구조와 유사하다.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미시 세계에서의 작동 원리가 현격하게 다르다는 점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문제다. 큰 관점에서 접근하자면 정보만으로 구성된 세계가 실제인가라는 다소 철학적인 명제와도 연결된다.”

관련기사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이학박사 정재승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연구교수, 입자물리학자 이종필 단국대학교 의학대학 교수, 기생충학자 서민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공학박사 노준용 부산대학교 물리교육학과 교수, 양자물리학자 김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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