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조직을 말할 때 우리는 흔히 ‘마피아’라는 단어로 그들을 표현한다. 하지만 이탈리아 마피아의 세계에는 여러 계보가 존재하고, 그들은 각각 그들 특유의 이름으로 불리길 원한다. 제6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마테오 가로네의 영화 <고모라>는 ‘카모라’라고 불리는 나폴리의 불법 조직을 전세계에 알린 바 있다. 이후 이탈리아 <스카이 애틀랜틱>은 <고모라-시리즈1>을 드라마로 제작해 방영했다. 이 작품은 2014년 5월부터 12회에 걸쳐 <스카이 페이 시네마 채널>에서 방영됐는데, 에피소드당 120만명의 시청자 수, 채널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낳았다. 또 <고모라-시리즈1>은 세계의 평단으로부터 극찬받으며 2015년 한해 동안 130개 국가에 판매되는 실적을 올렸고, 같은 해 미국에서도 방영돼 인기를 끌었다. 할리우드 픽션 시리즈가 이탈리아 스카이 채널을 장악한 이래로 이탈리아 드라마의 최대 실적으로 볼 수 있다. 이탈리아 국영방송 <라이>는 <고모라-시리즈1>을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하기도 했다.
<고모라> 시리즈는 로베르토 사비아노 작가의 동명 르포 소설을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나폴리 근교를 배경으로 범죄조직원과 마약 딜러,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뒤얽히는 과정을 들여다본다. 특히 이 작품은 서열화되고 조직화된 범죄조직과 주로 거리에서 활동하는 범죄자들간의 대립을 보여주며 마피아를 다룬 인기 드라마 <소프라노스>와는 다른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고모라-시리즈2> 방영을 앞두고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시리즈는 원작의 저자인 로베르토 사비아노의 요청에 따라 에피소드별로 다양한 영화감독들이 참여한다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스테파노 솔리마 감독 외에 프란체스카 코멘치니, 클라우디오 쿠멜리니, 클라우디오 조바네시 감독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TV드라마를 통해 영화 관람 이상의 만족도를 선사하겠다는 야심찬 도전에 이탈리아영화계도 내심 기대를 거는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