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일본 만화계 내부의 생생한 디테일 <바쿠만>
2016-04-20
글 : 김보연 (객원기자)

고등학생 마시로(사토 다케루)와 다카기(가미키 류노스케)는 만화가들의 꿈의 무대인 만화잡지 <소년 점프>에서 활동하는 만화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뛰어난 재능과 열정으로 프로 만화가로서 첫발을 내딛는다. 그러나 진짜 험난한 길은 데뷔 후부터 시작된다. 매주 실시하는 독자 인기 투표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시로와 다카기는 천재 만화가 니즈마(소메타니 쇼타) 등과 경쟁하며 조금이라도 더 재밌는 만화를 그리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 <바쿠만>은 동명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작품이다. 만화 <바쿠만>의 가장 큰 특징은 일본 만화계 내부의 생생한 디테일을 주인공의 성장 서사에 접목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인기 투표’라는 소재를 이용해 만화가들의 노력에 ‘대결’이라는 장르적 재미를 추구한 설정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영화 역시 이 설정을 그대로 가져와 재미를 추구한다.

물론 영화 <바쿠만>만의 장점도 있다. 바로 실사와 만화 이미지를 함께 사용해 얻어낸 독특한 효과다. 감독은 중요한 순간마다 실제 배우의 연기와 만화 캐릭터의 모습을 과감히 교차시키며 만화에 몰입한 주인공들의 심리 상태를 생생하게 표현하는 한편, 두 가지 시각 매체를 동시에 감상하는 영화 외적인 즐거움까지 안겨준다. 만화만으로는 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다만 이야기 측면에서는 다소 불만족스럽다. 만화와 달리 정해진 시간 안에 이야기를 끝내야 하는 탓일까, <바쿠만>은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다양한 갈등 요소를 한꺼번에 진행시킨다. 이를테면 마시로의 건강 악화, 경쟁자 에이지와의 대결, 마시로의 첫사랑 아즈키(고마쓰 나나)와의 관계 등 굵직한 사건들을 짧은 시간 안에 전부 다루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진행이 빨라지고 각 사건의 연결 역시 덜컹거리는 부분이 발생한다. 영화는 이 단점을 ‘열혈’, 즉 주인공들의 남다른 노력과 의지로 채우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야기의 현실성만 떨어뜨린다. 과감한 각색에 힘입은 깔끔하고 경쾌한 전반부의 진행이 있었기에 이 단점은 더욱 도드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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