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류덕환), 남준(김동영), 갑덕(안재홍)은 둘도 없는 불알친구다. 서로의 병신 짓을 기꺼워하며 자란 세 사람이지만 고환이 루게릭병에 걸린 후 남준과 갑덕만 학교를 다니는 중이다. 어느 날 고환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접한 남준과 갑덕은 마지막으로 섹스를 해보고 죽고 싶다는 고환의 소원을 이뤄주기로 결심한다. 전교 꼴찌를 다투는 두 사람답게 무데뽀로 주변의 도움을 청하지만 제대로 진행될 리 만무하고,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전반적으론 심란하다. 기본적으론 웃음을 위한다는 변명 아래 누군가에겐 불편하고 예민할 수 있는 지점들을 깔아뭉갠 채 직진하는 코미디다. 섹스를 해야 진정한 남자가 될 것 같다는 친구를 위해 “정자와 난자의 소개팅”을 주선한다는 발상은 이 영화가 성에 대해 얼마나 무지하고 둔감한지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일차원적이고 유아기적인 반응이라고 해도 좋다. 그만큼 이 영화의 문제를 지적하는 건 쉽다. 하지만 불편할 수 있는 소재를 의아하다 싶을 만큼 끝까지 밀어붙여 끝내 웃음을 자아내는 지점도 있다. 전체적인 톤은 일본 코믹 만화를 연상시키는 과장된 표현과 B급 정서 아래에 있는데, 만화 <슬램덩크>, 영화 <달콤한 인생> 등 곳곳에 패러디를 시도한다. 얼핏 유치하게 다가오다가도 일관된 톤으로 끝까지 밀어붙이니 종종 귀엽게 보이고 때때로 큰 웃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국 영화의 호불호를 가르는 지점은 어디까지를 희화화의 영역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달렸다. 웃음이란 방패가 불편함을 전부 가려줄 순 없겠지만 뚝심과 개성만큼은 인정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