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에 대한 첫 번째 인상은 교복을 입은 소년, <파수꾼>의 ‘기태’였다. 잔뜩 날을 세우고 위악적으로 군림하지만, 실은 누구보다 유약하고 결핍된 소년. 그는 어떻게 마음을 표현하고 감정을 나눠야 할지도 몰라 주먹부터, 욕지거리부터 나가지만 무엇보다 애정을 갈구한다. 해사하게 웃다가도 제 뜻대로 안 되거나 감정이 상하면 싸하게 표정을 굳히고, 욕을 내뱉다가도 씩 웃어버리고 마는 기태는 위태롭고 종잡을 수 없으며, 무엇보다 가여운 소년이었다. 스크린의 뉴 페이스 이제훈은 기태 그 자체였다. 감정의 변화에 따라 시시때때로 미묘하게 온도를 바꾸는 표정과 목소리, 섬세한 결이 살아 있는 이제훈의 연기는 많은 관객의 가슴에 안쓰러운 아이로 남는 소년을 만들었다. 이제는 어엿한 탐정 ‘홍길동’이 되어 활약하는 그의 얼굴에도 아직 그때 그 소년의 그림자가 남아, 스크린 안에서 무법자처럼 구는 양을 보다가도 일순 안쓰러운 마음이 들고 만다. 배우 이제훈이 한구석에 품고 있는 소년의 얼굴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바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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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이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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