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과 슈퍼맨만 싸웠던 게 아니었나보다.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5월5일 기준) 전세계적으로 2억2400만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벌어들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DC의 집안싸움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발단은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가 2018년 개봉예정인 <플래시>의 감독직을 내려놓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가 “창작 견해의 차이”로 이 영화에서 하차하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플래시>와 같은 해 개봉할 예정이었던 <아쿠아맨>의 제작도 위태로워 보인다. 최근 영미권 매체는 이 작품의 감독으로 내정된 제임스 완이 프로젝트를 떠날지 고심하고 있다는 루머를 전하고 있다. 이러한 루머가 돌자 제임스 완은 자신의 SNS에 아쿠아맨을 배경으로 서 있는 사진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지만,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의 미래에 대해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영화 웹진 ‘BMD’(birthmoviesdeath.com)의 편집장 데빈 파라시에 따르면, 워너의 한 관계자는 그에게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의 하차는 DC 유니버스의 뒤편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일각일 뿐”이라 말했다고 한다. 잭 스나이더와 DC 코믹스의 CCO 제프 존스가 합심해 만든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 대중과 평단의 비판을 받으면서, 워너 스튜디오의 임원들은 잭 스나이더가 바라보고 있는 비전이 과연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가 나아가야 할 미래인지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후속 영화 <저스티스 리그 파트1>이 런던에서 촬영을 시작했지만, 스튜디오와 크리에이터들 사이의 긴장감은 계속될 것이라고도 파라시는 전망했다. 전말이 어찌됐든 제대로 뭉치기도 전에 갈등부터 겪고 있는 DC 영화의 제작 난항으로 애가 타는 건 팬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