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롭던 지난여름의 추억은 희미해졌다. 최근 북미 박스오피스 시장의 기상도엔 먹구름이 잔뜩이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지난 6월13일, 초여름 북미 극장가의 흥행 수익이 지난해에 비해 22%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5월6일 개봉한 <캡틴아메리카: 시빌 워>부터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이하 <워크래프트>)이 개봉한 직후인 6월12일까지 북미 극장가가 벌어들인 수익은 12억4천만달러. 같은 시기 2015년 극장가의 흥행 수익은 15억9700만달러였다. 2016년 4월29일부터 5월1일까지의 주말 박스오피스 성적을 더한다고 해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지난해보다 수익이 14% 정도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여름 북미 영화시장의 주목할 만한 차이는 무엇일까? 먼저 2015년 역대 개봉주말 박스오피스 오프닝 성적을 새로 쓴(같은 해 12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역전했다) <쥬라기 월드>만 한 빅 히트작이 없었다. 그리고 기대했던 작품들- <워크래프트>와 <거울나라의 앨리스> <닌자터틀: 어둠의 히어로> 등-이 생각만큼의 흥행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omScore’의 박스오피스 전문가 폴 더개러비디언은 “수익 면에서, 비평 면에서, 관객의 반응면에서” 여러모로 1편만큼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속편들의 부진이 특히 초여름 극장가의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데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직 좌절하기에는 이르다.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관계자들과 박스오피스 전문가들은 오는 7, 8월 극장가가 지금의 상처를 치유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한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도리를 찾아서>와 J. K. 롤링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신비한 동물사전>, <제이슨 본>과 <스타트렉 비욘드>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올여름 할리우드의 텐트폴 영화들은 활짝 웃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