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 개봉 논란이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여름 시장을 여는 첫 텐트폴 영화 <부산행>(투자·배급 NEW)은 7월20일 수요일 개봉을 앞두고 개봉 전주 주말인 7월15∼17일 3일간 CGV, 메가박스를 비롯한 전국 약 140개 극장에서 매일 2, 3회차 유료 시사를 진행한다. 한 배급 관계자는 “개봉하기 전 주말에 유료 시사를 진행하는 것은 극장가를 선점해 예매율을 높이고 관객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사실상 개봉을 앞당겨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변칙 개봉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수입·배급하는 <나우 유 씨 미2>도 맞불을 놨다. <부산행>보다 한주 이른 7월12일 개봉하는 <나우 유 씨 미2>는 개봉 전주 주말인 7월9, 10일 전국 약 160개 극장에서 매일 2, 3회차 유료 시사를 진행했다.
변칙 개봉은 영화계에서 대기업 투자·배급사와 할리우드 직배사를 중심으로 관행처럼 이어져왔다. 그러던 중에 2014년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이십세기폭스가 배급한 <혹성탈출>의 변칙 개봉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내면서 자제를 촉구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올해 초 다시 <데드풀>이 변칙 개봉을 하면서 개봉 전 주말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는 촌극이 벌어졌고, 이번엔 한국영화인 <부산행>이 변칙 개봉을 시작한 것이다. 배급 관계자는 “<부산행>이 주말 유료 시사를 함으로써 그 다음주 개봉인 CJ의 <인천상륙작전>이 <부산행> 개봉주 주말에 유료 시사를 할 빌미를 준 셈이다. 이런 식이면 <터널>이나 <덕혜옹주>도 꼬리를 물지 않겠나. 메이저사들 스스로 제 살을 깎아먹는 셈”이라고 말했다. 변칙 개봉이 이어지면 설 자리를 잃는 건 결국 작은 영화들이다. <부산행> 개봉 전주에 개봉하는 한 작품의 배급 관계자는 “상영관을 잡기가 어려워졌다. 극장에서는 <부산행>이 유료 시사를 한 만큼의 관을 다른 큰 영화에 보상해줄 테고, 최종적으로 밀려나는 건 작은 영화들”이라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