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조직의 폭력 앞에 놓인 개인의 심리 <71: 벨파스트의 눈물>
2016-07-20
글 : 이예지
<71: 벨파스트의 눈물>

1971년 영국, 동생을 부양하기 위해 군대에 지원한 게리 후크(잭 오코넬)는 영국령으로 남은 북아일랜드에서 일어나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벨파스트로 파병된다. 영국 정부군은 벨파스트 주민들 집을 수색하기 위해 투입되지만 주민들의 저항에 맞닥뜨리며 급히 퇴각한다. 하지만 게리는 주민들 속에 고립되고, 동료는 북아일랜드 독립을 추진하는 급진 무장파에 살해된다. 가까스로 그들을 피해 달아난 게리는 정부 고위군 간부의 스파이 행위를 목격하게 된다. 마을 속에 숨은 영국 정부군을 죽이려는 북아일랜드 급진 무장파와 비밀을 엿본 아군을 죽이려는 군 간부는 게리를 찾아 뒤쫓기 시작한다.

영화는 막 입대한 순진한 이등병, 게리 후크의 무지하고 중립적인 시선으로 전개된다. 그가 고립된 적진, 벨파스트는 북아일랜드 주민들이 일상을 영위하는 곳이자 무력 충돌이 빈번히 일어나는 곳으로, 이중의 사태가 동시에 벌어지는 기묘한 공간이다. 소년들은 낮에는 학교에 가고 밤이면 총을 들고 정부군을 쫓고, 도주 중인 군인은 그들을 피해 주민들의 아파트 안으로 몸을 숨긴다. 고립된 마을 안에서 적과 아군에 동시에 쫓기는 추격전은 밀도 높은 서스펜스와 스릴을 쌓고, 정부군과 주민들의 깊은 내부까지 들여다보면서 인간에 대한 희망과 조직에 대한 회의에 도달한다. 영화는 북아일랜드 분쟁에 대한 거시적인 그림을 생략하고 조직의 폭력 앞에 놓인 개인의 심리를 파고드는 미시 서사에 집중한다. 이야기는 영국 정부군 내부에 대한 회의로 귀결되지만, 초반부 북아일랜드 주민들의 시위가 단순한 폭력적 폭동으로 묘사되는 것은 다소 불편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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