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깨어난 장난감들의 비글미 넘치는 토이 어드벤처 <장난감이 살아있다>
2016-09-07
글 : 김보연 (객원기자)
<장난감이 살아있다>

마음씨 착한 소년 제이크(숀 멘데스)는 다른 일에는 별 소질이 없지만 테이블 축구 게임 ‘푸스볼’에서는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다. 어느 날, 제이크는 오만한 성격을 가진 에이스(브루클린 베컴)를 푸스볼 대결로 통쾌하게 이기고 에이스는 큰 충격을 받아 복수를 맹세한다. 시간이 흘러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자란 에이스(니콜라스 홀트)는 제이크(매튜 모리슨)를 찾아와 경기장을 건설하겠다며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런데 이 광경을 보며 제이크가 흘린 슬픔의 눈물이 놀라운 기적을 일으킨다. 축구 선수 인형들이 생명을 얻어 말을 하고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엘 시크레토: 비밀의 눈동자>(2009) 등을 연출했던 후안 호세 캄파넬라 감독의 스페인·아르헨티나 합작 애니메이션 <장난감이 살아있다>는 ‘살아 있는 장난감’이란 소재와 축구를 결합한 판타지물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다양한 무대이다. 감독은 쓰레기장, 놀이공원, 과학 실험실, 축구 경기장 등 전혀 다른 성격의 공간을 시퀀스마다 배치함으로써 관객이 매번 새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한다. 특히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를 이용한 모험과 과학 실험실의 다양한 사물을 이용한 탈출 장면은 아기자기한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인상적인 개별 장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지 못한다는 건 못내 아쉽다. <장난감이 살아있다>는 마치 여러 개의 단편영화를 거칠게 묶은 결과물처럼 보이는데, 이는 전체적인 이야기와 감정의 흐름을 파악하려는 관객에게 종종 어리둥절한 순간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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