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6일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정관 개정과 관련해 부침이 심했던 터라 김동호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의 말에 이목이 집중됐다. 김동호 이사장은 “취임 이후 최우선 과제가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정관 개정이었다. 설득과 대화 끝에 7월22일 임시총회를 거치고 28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정관 개정을 시행했다. 최초의 민간 조직위원장으로서 이사장이 됐다”고 운을 뗐다. 김 이사장은 “개정 정관은 영화계의 자율성과 독립성, 표현의 자유를 거의 100% 보장한다고 확신한다. 작품 선정과 초청은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들의 고유 권한이라고 못 박았다. 정관에 문제가 있다면 앞으로 충분히 토의해나갈 것”이라 덧붙였다. 영화제 예산과 관련해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준비 시간이 부족해 스폰서 예산 중 아직 결정나지 않은 게 있다. 영화제의 규모는 줄지 몰라도 중요한 건 프로그램의 내실”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호 이사장은 영화제 전체 예산의 10%도 안 되는 현행 정부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영화제는 69개국에서 온 301편의 초청작으로 꾸려진다.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은 “아시아 영화인들의 연대로 월드,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23편을 꾸릴 수 있었다. 허우샤오시엔,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창동 감독이 특별대담 ‘아시아영화의 연대를 말하다’로 만나는 것도 뜻깊다”고 전했다. 전 부문에서 신인 감독들의 약진도 꼽았다. 더불어 “이란 정부의 상영 금지로 8년 만에 선보이는 <순례길에서 생긴 일>(감독 카말 타브리지), 구소련 체제에서의 예술가의 삶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묻는 <애프터이미지>(감독 안제이 바이다)를 주목해달라”고 언급했다. 개막작은 장률 감독의 흑백영화 <춘몽>이며 폐막작은 이라크영화 <검은 바람>(감독 후세인 하산)이다. 영화제는 10월6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