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꿈꾸는 모두를 위한 유쾌한 도전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2016-09-21
글 : 윤혜지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무식하지만 해맑은 고교생 사야카(아리무라 가스미)는 공부와 담을 쌓은 탓에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사야카의 어머니 아카리(요시다 요)는 일대일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학원강사 츠보타(이토 아쓰시)에게 사야카의 공부 지도를 부탁한다. 사야카는 무작정 게이오 대학 문학부에 입학하겠노라 선언하고 포기를 모르는 츠보타에게 맞춤 개별 지도를 받는다.

‘비리갸루’라는 제목으로 먼저 알려진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는 영화 속 츠보타의 실제 인물인 쓰보타 노부타카의 논픽션 <비리갸루: 학년 꼴찌의 갸루가 1년 만에 편차치를 40 올리고 게이오 대학에 현역 합격한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다. 실화가 아니었다면 일본 만화나 드라마에서 익히 보아온 교훈적인 판타지로 치부되었을 이야기다. 하지만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는 실화의 힘과 감독 도이 노부히로의 차분한 연출로 보편적이고 깊은 감동을 전하는 데 성공한다. 도이 노부히로는 2000년대 초 일본의 명작 드라마를 쏟아낸 걸출한 연출자다. 연출한 대표작만 해도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2004), 드라마 <마녀의 조건>(1999), <뷰티풀 라이프>(2000), <굿 럭!>(2003), <오렌지 데이즈>(2004), <잠자는 숲>(2014), <중쇄를 찍자!> 등이 있다. 영화는 사야카의 자발적 성장보다 사야카의 성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게끔 돕는 주변 어른들의 노력에 더욱 관심을 둔다. 골칫덩이 ‘문제아’의 ‘교화’는 그 아이를 둘러싼 어른들의 노력과 적절한 교정 방식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긍정적 시선을 견지하고 있다. 배우들의 이미지를 영리하게 활용한 영화이기도 하다. 드라마 <전차남>(2005)에서 노력파 오타쿠를 기막히게 연기한 바 있는 이토 아쓰시는 의욕이 넘치는 ‘긍정왕’ 강사 역에 누구보다 마침맞다. 현재 일본 상업 콘텐츠 시장에서 ‘청순한 고교생’의 대표주자인 아리무라 가스미는 샛노란 염색과 파격적인 복장으로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캐릭터를 만나 일본 현지에서 약간의 반발(?)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지난해 신인상을 휩쓸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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