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가능성으로 똘똘 뭉친 원석 - <그물> 이원근
2016-09-30
글 : 이주현
사진 : 최성열

올 초, <씨네21>은 눈웃음이 매력적인 꽃미남 배우 이원근을 ‘라이징 스타’로 점찍은 바 있다(<씨네21> 1040호). 그사이 이원근은 압축성장을 했다. 작품의 편수가 배우의 성장지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그는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 <그물> <환절기>를 차례로 찍고 드라마 <굿와이프>까지 마치며 숨가쁘게 현장 경험을 쌓았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배우를 꿈꿔본 적은 없었다지만 그에겐 타고난 스타성이 있다. 신체조건이 좋은 그는 고등학생 시절 한 시즌 런웨이에 선 적이 있다. 2011년에 건국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했고 올해는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에 진학해 배움의 폭을 확장 중이다. 촬영을 일찌감치 끝낸 김태용 감독의 <여교사>를 비롯해 하반기에 우리는 이원근의 출연작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그중 김기덕 감독의 <그물>은 이원근의 선한 이미지를 잘 활용한 작품이다. <그물>에서 그는 북한 어부 남철우(류승범)를 감시, 보호하는 국정원 직원 오진우를 연기한다. “순발력이 요구되는 <그물>의 현장을 경험하고 나니 갑옷을 든든하게 입게 된 것 같다”는 이원석은 아직은 멋지게 세공된 보석이 아닐지 몰라도 가능성으로 똘똘 뭉친 원석 같은 배우다.

-지난 1월에 만났을 땐 <그대 이름은 장미> 촬영 준비 중이었다.

=<그대 이름은 장미> 촬영 중에 <그물>에 합류했다. <그물>의 오디션을 보고 일주일 뒤에 캐스팅 소식을 들었다. 일주일 뒤에 첫 대본 리딩을 했고 그 일주일 뒤에 촬영에 들어갔다. 촬영도 8일 만에 끝났을 거다. 모든 과정이 2배속, 4배속으로 빨리감기하는 느낌이었다.

-<그물>의 현장 역시 속전속결이라 항상 긴장하고 있었겠다.

=현장에 모니터가 없어서 내 연기를 모니터할 시간이 없었다. 처음엔 그게 낯설고 걱정도 됐는데 김기덕 감독님이 워낙 관찰력과 집중력이 좋으셔서 믿고 따라가면 됐다. 김기덕 감독님은 대본 리딩하는 날 처음 뵀는데, 고유의 아우라가 있으시다. 또 현장에선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내게 존댓말을 쓰신다. 감독님의 영화 때문에 갖게 된 편견 아닌 편견들이 있었는데 <그물>을 하면서 그 모든 게 사라졌다.

-북에서 내려온 남철우를 감시하는 오진우는 남철우를 적대적 감정이나 편견 없이 대한다.

=사실 남철우가 무슨 짓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가 간첩일 수도 있다. 하지만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했다. ‘이 사람은 간첩이니까 경계해야 해’ 그게 아니라 ‘난 이 사람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감독님 역시 사람 대 사람으로서 함께 아파하고 함께 걱정하는 인물을 주문하셨다. 남철우를 향한 연민을 잘 보여줬으면 좋겠다면서.

-배우 류승범과 함께 연기한 소감은.

=자유분방하고 멋있는 분이었다. 현재를 즐기는 태도, 그 뜨거운 에너지가 내게도 많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선 <그물>과 <환절기> 두편의 출연작이 상영된다.

=명필름영화학교 두 번째 작품인 <환절기>(2016)는 진짜 재밌게 찍었고, 또 한편으로는 가슴 아프게 찍었다. 용준은 자신이 좋아했고 또 의지했던 친구 수현(지윤호)과 떠난 여행길에서 사고를 당하는데, 수현은 식물인간이 되고 자신은 멀쩡히 돌아온다. 영화 속 용준의 표현방식과 실제 나의 표현방식이 많이 닮아서 그 감정에 깊게 빠져들었다. 가끔은 ‘이 역할은 내게 과분하지만 그래도 기회가 주어졌으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환절기>는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차기작은 정해졌나.

=다음달부터 학교폭력 문제를 다루는 영화 <괴물들> 촬영에 들어간다. 이이경, 박규영 배우가 함께 캐스팅됐고, <이웃사람>(2012)을 만든 김휘 감독님이 제작하며, 김백진 감독님의 첫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학교폭력을 당하는 고등학생으로 출연한다.

영화 2016 <그물> 2016 <여교사> 2016 <환절기> 드라마 2016 <굿와이프> 2015 <발칙하게 고고> 2015 <하이드 지킬, 나> 2014 <12년 만의 재회: 달래 된, 장국> 2014 <그리다, 봄> 2014 <드라마 페스티벌- 형영당 일기> 2013 <일말의 순정> 2013 <열애> 2012 <해를 품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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