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거 하나는 잘하는 무사태평 소녀, 만복(심은경)은 어디든 씩씩하게 걸어간다. 그녀의 발길이 닿는 곳엔 영화만큼이나 통통 튀는 가사와 리듬의 음악도 함께다. <걷기왕>의 강민국 음악감독은 “가벼우면서도 계속 흥얼거릴 수 있는 음악”을 주된 컨셉으로 잡았다. “자신을 찾아간다는 주제를 만화적인 상상력으로 그려내는 데 음악이 흥을 돋우었으면 했다.” 홍대 인디밴드 출신인 강민국 음악감독은 인디음악의 정서를 기반으로 “가볍고 친숙한 기타 선율을 주로 사용했고, 멜로디컬하고 리듬감 있는 음악”을 만들었다. 백승화 감독이 작사하고 배우 심은경이 부르는 엔딩송은 단순하고 흥겨운 돌림노래다. “기타에 하모니카 하나로, 악기 구성이 심플하다. 후렴구 구간을 10분은 더 돌릴 수도 있다. (웃음)”
<걷기왕>에서 음악이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대목은 만복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힘차게 들려오는 <타이타닉>(1997) 주제곡의 리코더 버전 연주다. 엉성하고 새된 리코더 소리가 <타이타닉>의 고음 클라이맥스를 불어젖힐 때면 웃지 않을 도리가 없다. 강민국 감독은 이 파격적인 음악 활용을 “웃기면서도 슬픈, ‘웃픈’ 정서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말한다. “만복이가 스스로의 재능을 깨닫고 좌절한 상태에서, 경보를 권한 담임선생이 형편 없는 리코더 실력을 지닌 학생에게 음악을 할 것을 권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음악과 만복의 상황이 정확히 조응하는 순간이다. (웃음)” 백승화 감독과 그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곡을 찾다 <타이타닉> 주제곡만 한 게 없다는 데 합의를 보았고, 저작권료를 지불해 곡을 사왔다. 그외에도 영화 속엔 무키무키만만수의 <안드로메다>가 삽입돼 흥을 돋운다.
대학생 때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입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음악을 시작한 강민국 감독은, 데뷔작 <그대를 사랑합니다>로는 대종상 음악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백승화 감독이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처럼 사랑스러운 영화의 음악에 강한 그에게 <걷기왕>을 제안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상업영화부터 독립영화, 웹드라마까지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민국 음악감독은 “어떤 감독을 만나도 흡수력이 좋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며 웃는다. “<걷기왕>과는 대조적으로, <흔들리는 물결>에선 클래식 베이스의 차분한 음악이 쓰였다.” 잔잔한 음악부터 발랄한 음악까지, 그의 음악은 앞으로도 관객과 동행할 것이다.
반려견 대한이
“대한이는 음악을 업으로 삼으면서 키우기 시작한 반려견이다. 그동안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지만, 얼마 전 세상을 떠났다. 대한이가 떠난 후 친구가 내게 미신을 믿냐고 하더라. 오래 함께한 반려견이 떠날 땐 주인의 불행을 가져가고 좋은 일이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그 얘기를 듣고 며칠 후 <걷기왕>의 시나리오를 받았다. 대한이가 좋은 영화와 좋은 인연을 맺어준 것 같다.”
영화 2016 <걷기왕> 2016 <흔들리는 물결> 2016 <설행_눈길을 걷다> 2016 <철원기행> 2015 <망원동 인공위성> 2014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2014 <경주> 2013 <말하는 건축 시티:홀> 2013 <미생: 프리퀄> 2013 <어떤 시선> 2012 <범죄소년> 2012 <말하는 건축가> 2011 <그대를 사랑합니다> 웹드라마 2016 <출출한 여자>시즌2 2015 <대세는 백합> 2015 <구여친클럽> 2015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 2014 <출중한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