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하늘이 내린 수학 천재, 그를 알아준 단 한 사람 <무한대를 본 남자>
2016-11-02
글 : 이예지

인도 빈민가에 살고 있는 라마누잔(데브 파텔)은 숫자에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인물이다. 그는 케임브리지대학에 자신이 발견한 수학 공식과 연구들을 꾸준히 보낸다. 케임브리지대학의 하디 교수(제레미 아이언스)는 그의 천재성에 감명받고,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그를 대학으로 초청한다. 라마누잔은 케임브리지에서 결코 환영받지 못하지만 자신의 공식과 수에 대한 믿음으로 연구를 진행해나간다. 그러나 교수와 학생들의 냉대 속에 연구는 쉽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쟁까지 터지고, 라마누잔은 중증의 폐결핵을 진단받는다. 위기 속에서도 라마누잔은 연구를 밀어붙이고 하디 교수는 라마누잔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무한대를 본 남자>는 실존 인물인 수학자 라마누잔을 바탕으로 한 전기영화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제3세계의 이방인이 제1세계의 필드에 진입해 멸시와 편견을 극복하고 성공한다는 전형적인 서사 구조를 취한다. 깐깐해 보이지만 속 깊은 은사와 천재성을 지닌 정열적인 제자라는 구도도 숱하게 반복된 것이다. 인도의 정경을 묘사하는 방식이나 서양인의 기준으로 아름다운 인도 배우를 주연으로 기용한 점에서는 오리엔탈리즘적 시선도 느껴진다. 범상한 영화지만 비범한 천재를 그려낸 실화 자체는 힘이 있다. 라마누잔을 연기한 데브 파텔과 하디 교수를 연기한 제레미 아이언스의 연기도 빠지지 않는다. 특히 완고하고 냉철하지만 라마누잔을 이해하기 위해 마음을 열어가는 하디 교수는 제레미 아이언스가 아닌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로버트 카니겔의 라마누잔 전기 <수학이 나를 불렀다>가 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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