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people] 마카오국제영화제 총괄국장 로나 티
2016-11-03
글 : 이화정
사진 : 이동훈 (객원기자)

12월의 마카오를 방문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제1회 마카오국제영화제(International Film Festival & Awards Macao, IFFAM)가 오는 12월8일부터 13일까지 마카오 일대에서 열린다. 마카오국제영화제는 동서양 문화가 혼합된 국제도시 마카오의 지역색을 살려 중국어권영화뿐 아니라 동아시아, 그리고 서구영화까지 그해의 화제작을 소개하는 영화제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한 마르코 뮐러가 집행위원장으로, 두기봉, 허안화, 최동훈 등 아시아 지역에서 잘 알려진 감독들을 영화제 홍보대사로 영입하여 보다 대중 친화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마카오국제영화제는 마카오관광청(MGTO)과 마카오 필름&TV프로덕션, 문화연합회(MFTPA)가 주관하는 행사로 지난 5월 말에 공식적으로 영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영화제 준비를 위해 열심히 달려온 마카오국제영화제 총괄국장 로나 티를 만나 영화제에 관해 들었다.

-마카오국제영화제는 어떻게 시작된 행사인가.

=마카오라는 도시 자체에서 시작된 영화제다. 많은 사람들이 카지노의 도시로 알고 있겠지만 (웃음)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매력이 많은 도시다. 포르투갈 식민지였다가 1999년에 반환됐는데 그런 역사적인 배경 때문에 동서양의 특색을 동시에 안고 있다. 오래전부터 마카오 정부가 동서양의 허브 역할을 하는 영화제를 만들고 싶어 했다. 동서양 합작영화나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하기에 좋은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참고해서 새로운 영화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언급한 대로 마카오 하면 카지노와 여러 관광자원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반면 극장과 영화산업을 떠올려보면 다소 취약한 편인데, 어느 지역을 배경으로 영화제가 열리나.

=상영관으로 쓸 극장은 정말 부족하다. 그래서 전문 극장에서 개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도심 곳곳에 극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일단 중심가에 마카오 문화센터가 있는데, DCP 상영 시스템을 세팅하려고 한다. 개막식과 레드카펫, 각종 이벤트가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또 랜드마크인 마카오타워에는 400석 규모의 상영관이 있다. 주로 번지점프를 하러 가지만 이제 그 용도가 바뀔 것 같다. (웃음) 마카오 과학센터나 오래된 극장들도 영화제 상영관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장소가 분산되어 있으면 이동도 어렵고 다소 복잡하지만 페스티벌에 참여한 관객의 관심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한 마르코 뮐러가 초빙되었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도 할리우드영화를 프로그래밍하는, 영화제의 대중적 관심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마카오국제영화제의 성격을 가늠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프로그램 측면에서 볼 때 차별화를 꾀하려 한다. 아시아의 아트하우스영화를 소개하는 영화제는 이미 많이 있지 않나. 그래서 마카오국제영화제는 영화제에서는 오히려 접하기 힘든 대중적인 장르영화를 많이 소개하려고 한다. 마카오 관객은 다양한 영화를 접해보지 않은 편이라 너무 예술적인 영화에 치중하면 관객의 관심이 멀어질 수 있다. 쉽게 볼 수 있는 영화, 대중영화를 소개하는 것이 우리의 방향이다. 크로스 파이어 섹션이 대표적인데, 한국의 박찬욱·김지운·최동훈 감독, 일본의 소노 시온·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중국의 두기봉·오우삼·닝하우 감독 등에게 각각 1편의 영화, 총 12편의 작품을 추천받아 프로그램을 꾸릴 예정이다.

-크로스 파이어 섹션 외에 프로그램 구성은 어떻게 꾸려지나.

=개·폐막작과 12편의 경쟁작, 6편의 갈라 섹션을 비롯해 다양한 섹션으로 구성된다. 히든 드래곤 섹션은 <와호장룡>에서 따온 이름인데, 감독 중심의 새로운 영화들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베스트 오브 페스트 파노라마 섹션에서는 그해 칸, 토론토, 선댄스 등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화제의 영화를 상영한다. 영화제 총상영작 수는 총 48편으로, 숫자로 보면 다른 영화제에 비해 적지만 올해가 첫회라 생각하면 너무 많다는 생각도 든다. 작품 수가 너무 많으면 관객이 선택하는 데도, 주최쪽이 핸들링하는 것도 힘들다. 관객수가 많은 부산국제영화제나 베를린국제영화제 같은 경우는 작품 편수가 많아도 상관없지만 아직은 우리가 그렇게까지 관객을 확보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해외 유수의 영화제들을 많이 참조하려고 한다.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제너레이션 부문이 있는데, 어린이와 청소년이 관객 평론가로 참여하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가 자라서도 이들이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관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우리 역시 영화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한다.

-한국의 최동훈 감독이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자문위원 중에는 영화사 봄 오정완 대표의 참여도 보인다. 지난 9월에는 최동훈 감독과 <암살>(2015)의 시나리오를 쓴 이기철 작가가 함께하는 마카오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했다. 영화제 개최 외에도 영화제의 역할이 대두되는 행사다.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2012)과 <암살>을 마카오에서 촬영했다. 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은 이기철 작가가 함께 와서 <도둑들>의 앙상블 캐스팅 등 프로젝트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이런 행사를 마련하는 데에는 최동훈 감독이 이후 작품을 찍을 때도 마카오를 배경으로 촬영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목적도 컸다. 이후 두기봉 감독도 이벤트를 했다. 그가 영감을 받은 영화를 상영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였다. 10월 말에는 마카오 여성 감독 둘을 초청해서 여성 감독으로서 영화를 만드는 어려움에 대해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아시아 각국의 감독, 제작자 등 영화인들을 초청해 대화와 논의를 이어나가려고 한다. 마카오영화계의 인프라가 형성되려면 앞으로 몇년은 걸릴 거다. 당장 영화제뿐만 아니라 마카오에도 이런 행사들이 문화의 도시 마카오라는 인상을 구축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본다.

-가까이 홍콩아시아필름마켓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마카오국제영화제의 마켓으로서의 기능도 궁금하다.

=영화제마다 필름마켓이 존재한다. 그런데 다들 규모가 크고, 비즈니스 중심이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마카오국제영화제에서는 그런 부담을 벗고 좀 즐기면서 캐주얼하게 비즈니스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 비즈니스 매칭과 프로젝트도 기획 중이고, 한국의 영화사들과도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많이들 참여해주길 바란다. (웃음)

-마카오관광청과 마카오필름&TV프로덕션, 문화연합회가 주관한다. 영화제에 대한 이해도와 협조는 잘 이루어지나.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가고 있다. 마카오 정부의 지원이 잘 이루어지고 있지만 개최까지는 아직 다양한 일이 기다리고 있다. 마르코 뮐러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우리가 하는 것은, 마카오에서 이런 행사가 열리게 되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설명하는 것이다. 모두를 설득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마카오는 작은 곳이라, 영화제를 개최하는 데 단합이 잘 이루어진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MGTO나 MFTPA 모두 새로운걸 만든다는 걸 즐거워해서 도움을 많이 얻는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고, 마카오 역시 등급제도는 있지만 검열은 없어서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정부기관과 아주 가깝게 일하지만, 협조적이라서 자유롭게 일하고 있다.

-합작영화 제작, 해외 배급, 영화제 자문위원 등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면서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이번 영화제에서 그간의 노하우가 발휘될 것 같다.

=나는 정식으로 영화공부를 한 적이 없다. 제작은 현장에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프로듀서로 영화 일을 시작했다. 말레이시아, 홍콩 등에서 영화 일을 하면서 점차 국제무대로 영역을 넓혀 일을 하게 됐다. 이윤기 감독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2011), 에드윈 감독의 <동물원에서 온 엽서>(2011) 등에서 공동 프로듀서와 해외 배급 역할을 해왔을 뿐만 아니라 홍콩 아시안필름어워드(AFA) 창립멤버, 베를린국제영화제 선정위원으로 참여해왔고, 상하이국제영화제, 자카르타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필름마켓 자문위원, BFI 런던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등 해외영화제에서 일한 경험이 이번 영화제에 반영될 것 같다. 나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고, 남편은 네덜란드인이자 영화 프로듀서다. 우리 영화제가 문화의 교류를 꾀하는 것처럼 나 역시 개인적으로도 동서양 문화가 공존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간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구축한 네트워크를 특색 있는 영화제를 만드는 데 많이 활용하려고 한다. 12월에 마카오에서도 국제영화제가 열린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길!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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