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영화人] <연애담> 손진용 촬영감독
2016-12-01
글 : 정지혜 (객원기자)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이현주 감독의 장편 데뷔작 <연애담>은 윤주(이상희)와 지수(류선영)의 사랑이 시작되고 잠정적으로 그 사랑이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까지의 시간을 따라간다. 손진용 촬영감독은 “최대한 담담하게 찍자”는 생각뿐이었다. “인물은 가만히 있는데 카메라가 인물 가까이 들어가는 건 지양했다. 카메라 움직임을 최대한 줄이고 가만히 인물을 지켜보는 걸 택했다.” 컷 자체도 많지 않고, 컷과 컷 사이의 호흡도 길다. “관객이 윤주와 지수를 지켜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감정이 전해지길 바라”는 손진용 촬영감독의 촬영 의도였다.

불균질한 장면들도 더러 있다. 윤주가 지수를 만나러 인천행 전철에 몸을 싣고 창밖을 내다볼 때가 대표적이다. “영화 전체를 알렉사 카메라로 찍었는데 그 장면만 몸집이 작은 캐논 5D 마크2로 촬영했다. 좁은 지하철 안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마음에 든다. 인천에 간 윤주의 미래가 마냥 밝지 않다는, 어떤 분위기를 주는 것도 같고.” 촬영자로서 인물에 애정이 갔던 여러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그중, 손진용 촬영감독은 자취 생활을 정리하고 아버지가 사는 인천의 집으로 들어간 지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한다. “지수는 홀로 있는 순간이 많지 않다. 그런 지수가 아버지 집에서 트레이닝복을 걸치고 아버지와 조금 떨어져 서 있을 때가 있다. 남자친구와 결혼에 대해 말하는 아버지를 지수가 물끄러미 보는 장면이다. 지수가 처한 여러 현실이 전해지면서 지수가 좀더 살아 있는 인물로 다가오더라.”

중앙대 영화과를 졸업한 손진용 촬영감독은 촬영 공부를 더 하고 싶어 한국영화아카데미에 들어갔다. 졸업작으로 장편제작연구과정 8기 작품 <연애담> 촬영을 맡으면서 장편영화 촬영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는 촬영감독에게는 “연출자와의 긴밀한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다. “‘잘 찍어달라’는 감독님들의 말씀은 ‘때깔’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시나리오부터 철저히 분석해 연출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배우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촬영감독의 일이다. 프리 프로덕션 때부터 일부러 배우들에게 먼저 밝게 인사하는 것도 그래서다. (웃음)” 그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선배인 <철원기행>의 김보람 촬영감독에게 자극받는다고 귀띔한다. “선배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찍는 것 같았는데 알고 보면 철저한 준비와 계산에서 나오는 감각이더라”라며 자신의 촬영 지향을 넌지시 비춘다. 올겨울, 손 촬영감독은 김대환 감독의 차기작 <초행>(가제)의 촬영감독으로서 바쁘게 보내게 됐다. “촬영팀도 나를 포함해 딱 두명이다. 즉흥성을 요하는 작업이라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다.”

필름카메라

손진용 촬영감독이 장소 헌팅 때마다 가지고 다니는 필름카메라. “연출자가 어떤 공간을 촬영지로 삼았다고 하면 나는 연출자와 함께 그곳으로 가서 그 공간을 오랫동안 보길 선호한다. 공간에 얽힌 연출자 개인의 역사나 인상 등을 물어본다. 그 공간에서 촬영을 어떻게 하고 광량은 어떻다는 등을 확인하는 것보다 이 작업이 훨씬 중요하다.” 연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그 나름의 워밍업이다. 이 카메라로 찍은 <연애담> 현장컷도 현상해 가져와 공개해줬다.

촬영감독 2017 <초행>(가제, 크랭크인 예정) 2017 <막차>(개봉예정) 2016 <연애담> 2016 <여름밤> 2015 <돼지 잡는 날> 2013 <여름방학> 2010 <런던 유학생 리차드> 촬영부 2016 <목숨 건 연애> 2015 <글로리데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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