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에는 너무 느슨한 서사 <목숨 건 연애>
2016-12-14
글 : 김성훈

한제인(하지원)은 지나친 호기심 때문에 동네 사람들을 살인사건 용의자로 허위 신고해 민폐를 끼치는 추리소설 작가다. 제인의 소꿉친구이자 이태원지구대 순경인 설록환(천정명)은 제인이 경찰에 신고할 때마다 수습하느라 애를 먹는다. “위층에 사는 제이슨(진백림)이 이태원 연쇄살인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는 제인의 얘기도 들은 체 만 체한다. 제인은 제이슨을 수상히 여겨 미행한다. 하지만 제이슨이 이태원 살인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한국에 온 FBI 프로파일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추리소설을 읽은 그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다. 제인은 설록환, 제이슨 두 남자의 도움을 받아 이태원 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한다. 그리고 범죄 프로파일러 제이슨과 추리소설 작가인 자신을 토대로 한 추리소설을 쓰기로 결심한다.

제인이 설록환, 제이슨과 함께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스릴러가 이야기의 한 축이라면, 제인이 설록환과 제이슨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삼각 로맨스가 또 다른 축이다. 영화는 스릴러와 코믹 로맨스,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장르 사이에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기를 기대한 듯하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 모두 잡기엔 서사가 너무 느슨하다. 장황하게 펼쳐놓은 연쇄살인사건 단서들은 사건 추적이나 서사 전개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제인과 설록환, 제인과 제이슨 두 조합 사이에서 어떤 감정도 잘 전달되지 않는다. 배우들의 연기가 버거워 보이는 것도 그래서다. <목숨 건 연애>는 <태극기 휘날리며>(2003)의 조감독, <마이웨이>(2011)의 프로듀서로 활동한 송민규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