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완벽히 준비된 자세로 - <소시민> 한성천
2017-01-06
글 : 윤혜지
사진 : 백종헌

‘소심인’에서 ‘소시민’으로 타이틀이 바뀌는 영화, <소시민>에서 한성천은 영업직 사원 구재필을 연기한다. 승진에선 계속 미끄러지고, 상사는 실적으로 쪼아대는 와중에 이혼을 재촉하는 아내와 양육권을 놓고 다투기까지 해야 하는 재필은 한시도 숨 돌릴 틈이 없다. 배우 한성천 특유의 억울한 표정, 구부정한 자세는 우리 곁의 수많은, 아주 보통의 소심한 남자를 금세 떠올리게 한다.

-안양예술고등학교,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이다. 이른바 연기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는데.

=믿기지 않겠지만 어릴 때 무척 허약한 아이였다. (웃음) 집안 어른들이 15살 전까지 천식 못 고치면 쟤 죽는다고 하셨을 정도다. 그러다 침술을 배우신 외삼촌에게 한달쯤 침을 맞고 약을 지어 먹었더니 좀 나아졌다. 집 안에서만 놀다 그때부턴 바깥에서 활발히 놀게 됐는데 사람들이 내가 노는 걸 봐주는 게 너무 좋아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가수나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아버지의 반대로 예고를 못 가고 일단 인근 특목고에 진학했는데 어떻게든 예고에 가고 싶어서 시험을 쳐서 붙었다. 그렇게 반대하던 아버지가 지갑 속에 내 입학증을 계속 넣어다니시더라. 그렇게 배우가 돼버린 바람에 부모님이 지금까지 고생을 하신다. (웃음)

-<소시민>에서 첫 주연을 꿰찼다.

=<악의 연대기> 촬영 중에 <소시민>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매니저가 “저예산 독립영화인데 주인공이다”라고 하더라.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웃음) 김병준 감독님을 만나 왜 나를 선택했냐고 물으니 “<577 프로젝트>를 봤는데 가만히 있어도 억울해 보이는 표정이 인상적이었다”고 하더라. 반박할 수 없었다. (웃음)

-<두 남자>의 강 형사, <터널>의 드론 기술자, <베테랑>의 신진물산 경비 등 여러 영역의 소시민을 연기해온 내공이 느껴지더라.

=실제로 난 회사를 안 다녔지만 주변을 보면 다 직장인이잖나. 늘 사표를 품고 다닌다고 하더라. (웃음) 재필은 굉장히 수동적인 사람이다. 일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해야 하니까 아무 생각 없이 한다.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지?’라는 의문조차 없다. 당연히 일해야 하니까. 어떠한 능동적인 의욕도 없어 보이는 게 포인트였다.

-10여년간 배우 생활을 했다. 연기할 때의 개인적인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하다.

=시나리오를 손으로 다 쓰면서 외운다. 내가 나오는 부분이면 상대역의 대사까지 다 그렇게 외우고 현장에 갈 땐 빈손으로 간다. 현장에서의 변수를 바로 수용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의 준비를 완벽히 하는 거다. 운동도 꾸준히 하고, 시나리오도 직접 쓴다. 8~9편 정도 써봤다. 팀을 만들어서 상업영화 시나리오도 기획개발 중이다.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구성을 익히게 돼서 연기에도 무척 도움이 된다.

-새해 계획은 어떤가.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는 다 잘하기 때문에 나오는 거란 걸 알기에 자만심을 버렸다. 좋은 인성을 유지해야 오래간다는 것도 알았다. 역할이 크진 않지만 <대장 김창수> <공작> 에도 출연한다. 그 뒤로도 계속 다른 영화에서 얼굴을 비출 거다. (웃음)

영화 2017 <소시민> 2015 <터널> 2015 <두 남자> 2015 <성난 변호사> 2015 <베테랑> 2015 <악의 연대기> 2014 <역린> 2013 <롤러코스터> 2013 <더 테러 라이브> 2012 <577 프로젝트> 2012 <이웃사람> 2011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2011 <용서받지 못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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