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씨네스코프] 박서준, 강하늘이 출연하는 <청년경찰> 촬영현장을 가다
2017-03-02
글 : 김성훈
사진 : 최성열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 두 경찰대생이 조선족 무리에 맞서 힘겹게 싸우고 있다. “사실적인 액션이 컨셉인 까닭에 두 친구가 경찰대에서 배웠던 무술을 활용해 CCTV에서 찍힌, 패싸움 같은 액션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게 김주환 감독의 설명.

기준이 유도 기술인 메치기를 사용해 악당을 바닥에 넘어뜨리고 있다. 아침부터 메치기만 수차례 반복했는데도 박서준은 지친 기색이 전혀 없는 체력왕. 참고로 영화에서 기준과 희열의 주특기는 각각 유도와 검도.

기준과 희열이 쓰러진 조선족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압하고 있다. 액션 신이라 합을 맞추기도 힘든데 두 배우는 표정까지 생생하게 살린다. 김주환 감독은 “두 배우가 액션을 하면서도 표정까지 살리는 걸 보니 대단하더라. 특히 의자가 날아올 때 (강)하늘씨 표정은 무척 리얼하다”고 말했다.

배우, 스탭에게 주문하고 있는 김주환 감독. 그는 쇼박스 홍보팀, 한국영화 투자팀에서 활동하고 장편 데뷔작 <코알라>, 단편 <안내견>을 연출했다.

“쟁반으로 시작해 쟁반으로 끝나네. (웃음)” 모니터를 확인하던 강하늘이 그제야 만족스러운지 한마디 내뱉는다. 지난 1월3일 <청년경찰>(감독 김주환·제작 무비락, 도서관옆스튜디오, 베리굿스튜디오·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23회차 촬영이 진행된 파주의 한 스튜디오는 양꼬치 가게로 둔갑해 있다. 그런데 양꼬치 익는 소리 대신 우당탕, 으악 소리가 울려퍼지니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무슨 일이라도 벌어진 건가 싶어 좁디좁은 세트장을 비집고 들어가보니, 박서준과 강하늘이 테이블을 엎으랴, 은쟁반을 창과 방패 삼아 험상궂은 ‘어깨’들을 상대하랴 아침부터 사투를 벌이고 있다. “조선족이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에게 한대 맞았다고 계속 쓰러져 있는 게 말이 될까? 기준과 희열이 쓰러진 조선족 일당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압하는 게 낫지 않을까?” 테이크가 거듭될수록 신예 김주환 감독은 관객이 납득 가능한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작은 설정을 계속 추가한다. 김주환 감독의 제안에 새 아이디어를 보태며 한술 더 뜨는 강하늘과 박서준을 보니 “너무 빡세다”는 강하늘의 말은 엄살처럼 느껴진다.

<청년경찰>은 기준과 희열 두 경찰대생이 눈앞에서 납치사건을 목격하고 휘말리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로, 범죄수사, 버디무비, 청춘물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작품이다. 김주환 감독은 이날 촬영분에 대해 “영화 속 첫 액션 신인 만큼 준비를 많이 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변수가 많았다. 하지만 결과가 잘 나온 것 같아 다행”이라며 “주인공 두명이 처음으로 범법을 저지르는 장면”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친구들이 학교 밖에서 처음 싸우는 장면인 만큼 이리저리 엉키고 서툰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사건을 겪으면서 액션 신이 밝아지고 재미있어진다”고 덧붙였다. 은쟁반, 의자, 테이블 등 지형지물을 이용한 액션을 선보이는 박서준과 강하늘을 보니 성룡과 원표 콤비를 꼭 빼닮은 것 같은데, 김주환 감독은 “마블의 경찰판(웃음)”으로 봐달라고 부탁한다. <청년경찰>은 2월23일 크랭크업한 뒤 후반작업에 돌입한다.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며 연기했다 - 박서준

-크랭크업이 코앞인데.

=시작할 때는 설레고, 끝날 때는 아쉽다. 촬영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아쉬움이 슬슬 생기는 것 같다.

-한겨울에 로케이션 촬영이 많아 고생깨나 했다고.

=촬영현장은 늘 덥거나 춥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육체적인 피로는 어쩔 수 없지만, 그게 정신적인 피로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건강한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다. 현장 분위기가 활기차서 즐거웠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기준은 어떤 친구로 다가왔나.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행동파라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김주환 감독이 “기준은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와 다른 사람과의 교감이 뛰어난 친구”라고 알려주었는데, 본인과 기준이 닮은 점이 있나.

=실제로는 무뚝뚝한 아들인 까닭에 기준과 다르다. 닮은 점은 긍정적이고 의리 있는 모습. 어떤 캐릭터를 맡게 되든 그 캐릭터에 나를 대입해 고민한 뒤 캐릭터를 발전시키려고 한다.

-현장에서 감독과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감독, 스탭, 배우가 각자의 위치에서 좋은 의견을 내고, 수용하면서 찍었고, 그 과정이 유쾌했다. 성취감 높은 작품이 된 것도 그래서다.

-또래인 강하늘과의 호흡은 어땠나.

=최고였다. 연기 잘하는 (강)하늘씨와 함께하게 됐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굉장히 설레고 기대됐다. 함께 영화를 찍으면서 많이 친해졌고, 작품 외적인 부분에서도 좋은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 의미 있었다. 하늘씨와 함께하는 동안 많이 배웠다.

-<청년경찰>은 박서준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뜨거웠던 청년 시절을 남김없이 담아낸 작품.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찍어서 후회가 없다.

센스 있는 시나리오에 끌렸다 - 강하늘

-촬영이 며칠 안 남았는데.

=회차가 많이 남지 않아 참 즐겁고 유쾌한 현장이었다는 생각부터 든다. 스탭들과 웃느라 엔지도 많이 났고, 컷 사인 나면 참았던 웃음이 터지던 현장이었다. 촬영이 끝나면 엠티 가자는 얘기가 오갈 정도로 즐거웠다.

-한겨울에 로케이션 촬영하는 게 힘들진 않았나.

=다들 감기약을 달고 지냈다. 나도 서준이 형도 촬영이 끝나면 쌍화탕과 종합감기약을 먹고 자기를 반복했다. (웃음) 스탭들과 웃으면서 이겨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희열은 어떤 친구로 다가왔나.

=희열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기보다 이 작품의 속도감과 센스 있는 위트들이 더 매력적이었다. 희열이 그런 상황에 놓여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매력적으로 보였던 것 같다.

-김주환 감독은 “희열은 모르는 게 없는 친구”라고 소개했다. 실제 강하늘은 어떤 편인가.

=친구들 사이에서 ‘잡지식’이 많은 사람으로 통한다. 깊은 지식은 없지만 넓고, 얇은 지식을 갖춘 것 같다. (웃음)

-현장에서 감독, 스탭과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주고받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

=운이 좋게도 영화 <동주>(2015), <재심>(2016), 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2016) 등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찍은 작품들이 많았다. 이번 현장도 그런 분위기여서 매 테이크 웃으면서 찍었다.

-박서준과의 작업은 어땠나.

=이번 작업으로 처음 만났지만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좋은 형이다. 서준이 형, 사랑합니다. (웃음)

-<청년경찰>은 강하늘에게 어떤 작업으로 기억될까.

=이 현장만큼 웃으며 촬영할 수 있는 작품이 또 있을까 싶다. 매 순간 행복하게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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