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주에 ‘봄’과 함께 ‘돔’이 찾아왔다. 지난 4월 27일,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새로 신설된 대형 상영관 ‘전주 돔’에서 개막식을 치르며 열흘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애초 개막식 사회를 맡기로 했던 영화제 출품작 <파리의 밤이 열리면>의 에두아르도 바에르 감독이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면서 사회자가 급히 이상용 프로그래머로 교체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럼에도 3천여명의 개막식 인파로 가득 찬 ‘전주 돔’의 위용은 전주 영화의 거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개막식에 앞서 레드카펫 행사에서는 올해 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배우 하지원, 한국단편경쟁부문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더 테이블>의 정은채를 비롯해 장혁, 수애, 박해일, 오달수, 개막작 소개를 맡은 배우 남규리 등의 스타들이 참여해 환호를 받았다.
“전주는 영화다”라는 씩씩한 구호와 함께 개막식의 시작을 알린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가 “겸손하지만 당당한 영화제”라며 지난 17년 동안 어떤 자본과 권력 혹은 사회적 통념 앞에서 영화제가 늘 당당해왔음을 강조했다. 그는 또 “권력으로부터 상처받았던 예술인들이 위로받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봄이 되기를 갈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단상에 오른 이충직 집행위원장 역시 “어떤 외압에도 흔들림 없이 표현의 자유를 지지해온 축제”라며 ‘표현의 한계를 넘어선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영화제 슬로건의 의미를 강조하는 인사말을 남겼다. 각 경쟁부문 심사위원의 소개에 이어 퓨전국악밴드 ‘훌’과 김용운 소리꾼, 문서희 국립무용단 무용수의 개막 축하공연에서는 ‘빛과 나비의 움직임’을 주제로 한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58개국 229편이 초청되어 역대 최고 상영 규모를 자랑하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야외상영관의 단점을 보완한 ‘전주 돔’ 신설, 영화적 대안과 독립성을 견지하는 영화 소개 및 마스터 프로그램의 강화 등 지역민과 시네필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