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의 침묵>(1991), <필라델피아>(1993) 등을 연출한 조너선 드미 감독이 지난 4월 26일(현지시각) 지병인 식도암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타계했다. 향년 73살. 숨을 거두던 바로 그날은 그가 연출한 경찰 드라마 <샤츠 파이어드>가 <폭스TV>로 방영될 예정이었다. 1970년대 영화 홍보와 비평가로 영화계와 인연을 맺은 그는 로저 코먼 감독의 프로덕션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연출을 시작한다. 데뷔작 <여자 수용소>(1974)로 할리우드 B급 장르를 따르면서도 자신만의 감각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고 <양들의 침묵>으로 오스카 작품상, 감독상을 포함해 5관왕에 오르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다.
할리우드는 그의 죽음에 깊이 슬퍼했다. <양들의 침묵>으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조디 포스터는 “나의 친구이자 멘토인 조너선을 잃어 가슴이 찢어진다. 그는 그 자신의 코미디영화만큼이나 익살스러웠고 그 자신의 드라마만큼이나 깊은 혜안을 가졌다”고 전했다. <필라델피아>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톰 행크스도 “조너선은 사람이 얼마나 너른 마음을 지닐 수 있는지, 무엇을 하며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줬다”며 안타까워했다. 감독의 마지막 장편영화가 된 <어바웃 리키>(2015)의 주연 메릴 스트립 역시 “그는 담대한 마음으로 예술, 음악, 시 그리고 영화의 가능성을 끌어안아왔다”며 슬퍼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다큐멘터리 <저스틴 팀버레이크+테네시의 아이들>(2016)을 만든 조너선 드미를 “휴머니티의 마스터, 스토리텔링의 천재, 관대하고 대체 불가능한 조너선”이라 회고했다. 40년 지기인 로저 코먼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의 그의 위대함을 뛰어넘을 수 있는 건 오직 인간적으로 훌륭했던 그 자신뿐”이라고 전했다. 마틴 스코시즈도 “언제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생각하면서 열정과 즐거움으로 가득 찼던 그에게 경탄해왔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