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스페셜]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기다리며 알아두면 좋을 다섯 가지 키워드
2017-05-03
글 : 안현진 (LA 통신원)

인류의 기원을 묻는 거대한 질문을 던지고는 대답 대신 어두운 물음표를 남긴 <프로메테우스>(2012)의 속편이며, <에이리언>(1979) 프리퀄 3부작 중 두 번째인 <에이리언: 커버넌트>에 대한 취재 기회가 주어진 건 지난 2월이었다. 짧은 미공개 영상과 리들리 스콧 감독을 만날 기회를 준다는 말에 솔깃했다. 쉽게 만날 수 있는 이름이 아니기에 더욱 그랬다. 웨스트할리우드의 한 호텔 로비에 마련된 작은 스크리닝룸에 휴대폰을 맡긴 뒤 입장해 자리를 잡았다. ‘인터넷에 공개된 예고편보다는 더 보여주겠지’ 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암전을 기다렸다. 이윽고 극장 안이 어두워졌고, 칠흑보다 어두운 우주를 기다리던 화면에 흰 배경을 뒤로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등장했다. “괴물도 있을 거고, 폭발도 있을 거고, 아무튼 재밌을 것”이라는 짧은 소개를 기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굳이 카메라 앞에 섰던 것이다. 영화 개봉이 가까워진 지금, 리들리 스콧 감독과 영화에 출연하는 마이클 파스빈더, 데미안 비치르와 나눈 그날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미리 보는 다섯개의 키워드를 뽑아봤다.

keyword_1 커버넌트

영화 제목은 <에이리언: 커버넌트>다. 전편인 <프로메테우스>가 대범하게 ‘에이리언’ 브랜드를 제목에서 제외함으로써 오리지널과의 거리감을 전략적으로 표현했다면,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프리퀄로서 한 발짝 더 다가갔음을 타이틀을 통해 시사하는 것이리라. 그런 점에서 ‘커버넌트’는 이번 영화의 진짜 제목이나 다름없다.

커버넌트는 “약속”, “계약”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영어 단어인 동시에 영화에서 새로운 행성을 찾으려 떠난 우주선의 이름이기도 하다. <프로메테우스> 속 우주선의 이름이 ‘프로메테우스호’였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작명이다. 제목 이야기를 계속하면 <프로메테우스>의 워킹타이틀이 ‘파라다이스’였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존 밀턴의 <실낙원>(Paradise Lost)에서 영감을 받은 제목이었지만, 나중에 이십세기폭스의 CEO인 토머스 로스먼이 제안한 <프로메테우스>로 바뀌었다. 그런데 스콧 감독은 <실낙원>과 영화의 연결을 포기하지 못했는지, <마션>의 기자회견 중 <프로메테우스> 속편 제목을 ‘에일리언: 파라다이스 로스트’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 역시 몇달 뒤 각본가 존 로건(<007 스카이폴> <007스펙터>)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지금의 제목인 <에이리언: 커버넌트>로 정착했다.

이렇게 사연 많은 제목의 ‘커버넌트’가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감독은 “우주선의 이름”이라고 짧게 답한다. 오히려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 데미안 비치르가 내놓은 해석이 더 근사하다. “‘커버넌트’는 인류의 축소판이다. 우주선 안에는 모든 종류의 인간이 있고, 모든 종류의 환경이 있으며, 모든 종류의 믿음이 있다. 가족 안에서 우리가 그러하듯,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충돌이 있고 고통이 있다. 사실 새로운 행성을 찾아 살 만한 곳으로 바꾸겠다는 건 혁명적인 행위다. 엄청난 확률로 그 미션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고, 그보다 더 큰 확률로 행성에 도착하기 전에 죽을 수도 있다. 이런 걸 다 알면서도 새로운 세대를 위한 여정을 떠나는 거다. 그걸 통해 새로운 땅에 새로운 집을 세우려는 거다. 그 시작에 가장 필요한 것이 ‘서약’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keyword_2 크루

커버넌트호의 탑승자는 ‘최후의 만찬’이라고 이름 붙은 예고편에 따르면 12명이다. 프로메테우스호의 탑승자가 관료와 과학자로 양분돼 대립했다면, 커버넌트호의 탑승자들은 실무자인 동시에 동지이며, 승무원이자 승객이다. 이들은 지구를 대체할 행성을 찾으려는 목적 아래 모인, 분야가 다른 전문가들로, 우주선을 조종하는 파일럿, 테라포밍(행성을 지구화하는 과정)을 담당할 지질학자, 생물학자 등의 과학자, 모든 과정에서 탑승자들의 안전을 책임질 보안전문가로 구성된다. 각자가 이 거대한 여정에서 중요한 임무를 담당한다는 것에 더해 모두 커플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를테면 커버넌트호의 캡틴인 제이콥 브랜슨(제임스 프랭코)과 지질학자이며 테라포밍 전문가인 대니얼스(캐서린 워터스턴)가 부부이며, 일등 항해사이자 역시 과학자인 크리스토퍼 오람(빌리 크루덥)과 생물학자인 카린(카르멘 에조고)이 부부다. <에이리언>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초의 동성애자 커플도 탑승했다. 커버넌트호의 안전을 책임지는 로프(데미안 비치르)와 시큐리티 유닛 멤버인 할렛(너새니얼 딘)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공개된 예고편에서도 가장 뜨거운 부부애를 과시한다.

이런 커버넌트호에도 짝 없이 외로운 존재가 하나 있으니, <프로메테우스>에서 가장 알 수 없는 캐릭터였던, 그러나 무참히 머리가 뜯기고도 살아남은 안드로이드 데이빗의 후속모델인 월터다. 월터는 데이빗이 인간과 너무나 닮은 탓에 느껴졌던 오싹함을 줄이고자 조금 더 로봇처럼 만들어진 안드로이드다. 마이클 파스빈더는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데이빗과 월터를 모두 연기했다. 파스빈더는 “데이빗은 리듬을 타고, 월터는 그렇지 않다”라고 둘의 차이를 말하더니 “둘은 똑같아 보이지만 새로우면서도 다르다”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덧붙였다.

keyword_3 커넥션

그렇다면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전편(들)과 어떻게 이어질까? 연대기적으로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 사이에 놓인 이 영화는 전편이 남겨둔 미스터리를 풀 가능성이 높다. 엔지니어/스페이스자키가 인류를 탄생시킨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은 왜 에일리언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답 말이다. 알려진 것처럼 <에이리언>과 <프로메테우스>의 연결고리는 인류의 잔혹한 선조인 엔지니어였다. 그래서 에일리언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의식적으로 <에이리언>과 거리를 두고 만들어졌다며 느슨한 연결고리에 실망한 팬들의 비난도 많았다.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전편보다 적극적으로 <에이리언>과의 연결을 드러낸다. 페이스허거, 체스트버스터, 제노모프 등 익히 알려진 에일리언종들에 더해 완전히 새로운 종이 등장하는 점이 우선 그렇다. 또한 전편이 태초의 세상을 보듯 광활한 대자연과 인간, 거구의 엔지니어와 인간을 대치시킴으로써 나약하고 작은 존재로 인간을 묘사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밀과 양파 등이 자라는, 인류와 비슷한 존재가 가꾼 흔적이 있는 땅을 펼쳐 보임으로써 어디서 어떤 생명체와 맞닥뜨릴지 모르는 불안과 공포를 조성한다.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의 연결점이 엔지니어와 에일리언이었다면,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연결점은 단연코 데이빗과 엘리자베스 쇼(누미 라파스)다.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프로메테우스>로부터 10년 뒤에 펼쳐지는 이야기다. 전편에서 살아남은 데이빗과 엘리자베스 쇼가 10년 동안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유추하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마이클 파스빈더는 “10년 동안 데이빗은 어떤 유지보수도 받지 못했다. 어떻게 변했는지 혹은 변하지 않았는지 영화를 통해서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eyword_4 크리처

<프로메테우스> 이전에 에일리언의 기원을 찾으려는 노력은 없었다. 하지만 에일리언이 외계에서 온 미지의 생명체가 아닌, 엔지니어가 인간을 탄생시킬 때 함께 만들어낸 존재라는 것이 <프로메테우스>에서 암시됐다. <프로메테우스>의 오프닝 시퀀스는 엔지니어가 물약을 마신 뒤 고통스러워하며 검은 액체로 분해되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이 검은 액체가 물과 공기에 분포되어 생명체와 결합하면 에일리언이 탄생한다는 이론이다. 물론 이 이론이 명확하게 설명되거나 검증된 적은 없다. 영화 곳곳에 뿌려진 빵조각을 성실하게 줍고 또 줍는 팬들 덕분에, 검은 액체와 에일리언의 탄생이 관련 있는 게 아닐까 강하게 짐작할 뿐이다.

그런데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는 이 에일리언 탄생이론이 더욱 신빙성을 얻는다. 예고편에서 보여진 검은 액체방울이 탐사를 나선 커버넌트호의 탑승자 중 한 사람의 귀로 들어간 뒤 그를 숙주로 기생하다 척추를 뚫고 나오는데, 이른바 ‘백버스터’로 알려진 이 신종 에일리언이 바로 ‘네오모프’다. 네오모프의 존재가 최초로 알려진 건 <BBC> 라디오에 출연한 마이클 파스빈더가 그 이름을 우연히 언급하면서부터다. 제노모프와 유사하지만 다른 크리처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소문을 양산했고, 믿을만한 소식통과 제작진 내부의 정보가 결합돼 네오모프에 대한 소문은 기정사실화됐다. 그러면서도 공식적으로 누구도 인정한 적은 없어서 루머일 수 있다는 단서가 끝에 꼭 따라다니곤 했다.

하지만 얼마 전 영국의 영화잡지 <엠파이어>를 통해서 공개된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스틸 중 한장은 제노모프와 비슷한 외모이지만 피부색은 더 창백한 네오모프가 쪼그려 앉아 인간을 뜯어먹는 장면을 보여준다.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의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페스티벌에서 공개된 15분 특별상영 중에 포함된 장면이다. 네오모프의 크기는 제노모프보다 상대적으로 작지만, “매우 잔인하고, 매우 공포스러우며, 매우 에일리언스럽다”는 평이다.

keyword_5 커밍순

레전드급의 영화를 새로운 세대에게 전수하는 방식으로 할리우드는 3부작 프리퀄을 유행처럼 만들어내고 있다. 시작은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였지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로, 리들리 스콧은 <프로메테우스>로 3부작 프리퀄의 물결에 재빠르게 몸을 실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씨네21>과의 인터뷰 중에 이미 세 번째 영화의 각본을 집필하고 있다고 말했고, 마이클 파스빈더 역시 기꺼이 다음 편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다.

스콧 감독이 준비하는 <에이리언> 프랜차이즈의 다음 편은 <에일리언: 어웨이크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에일리언: 어웨이크닝>이라는 제목은 스콧 감독이 영화 예매 사이트 겸 영화 미디어인 <판당고>와의 인터뷰 중에 우연히 언급하며 알려졌다. 다음 편의 시간적 배경은 전편들의 중간에 위치한다. <프로메테우스> <에일리언: 어웨이크닝> <에이리언: 커버넌트>순이다. 그렇다면 <에일리언: 어웨이크닝>은 <에이리언 커버넌트>가 건너뛴 <프로메테우스> 이후 10년 동안의 생존자들의 행적을 그리게 될지 모른다. 어쩌면 완전히 다른 탐사 프로젝트를 통해서 인간의 기원과 에일리언의 기원에 대해 좀더 촘촘한 이론을 설계할런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감독은 <에일리언: 어웨이크닝>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또 다른 프리퀄 3부작이 만들어질 거라고 밝혔다. 그렇게 된다면 <프로메테우스>로부터 <에이리언>에 이르기까지, 6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제작은 확실할지언정 제목에 대한 확신은 아직 이르다.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 커버넌트> 두편 모두 초기에 발표한 제목과 다른 제목으로 개봉했기 때문이다. 혹은 다음 영화에 등장하는 우주선의 이름이 ‘어웨이크닝호’가 될 수도 있겠다.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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