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을 공포영화의 소재로 영리하게 활용한 영화 <겟 아웃>은 450만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 북미에서만 1억7천만달러의 흥행 수익을 벌어들였다. 소재도 독특하고 제작진 이름도 낯선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간단한 정보를 모았다.
모티브가 된 영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
<겟 아웃>은 흑인 사진작가 크리스(대니얼 칼루야)가 애인이자 백인인 로즈(앨리슨 윌리엄스)의 부모 집으로 인사를 하러 가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영화다.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의 러브 스토리를 다룬 많은 영화 중에서 <겟 아웃>은 스탠리 크레이머 감독의 <초대받지 않은 손님>(1967)에서 설정을 직접 빌려왔다. 유능한 흑인 의사가 젊고 어린 백인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져 양가 부모에게 결혼을 허락받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의 주된 갈등 요소는 <겟 아웃>의 초반부 장면과 거의 동일하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애시튼 커처 주연의 <게스 후?>(2005)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거기에 더해 이웃 마을 사람들이 전부 살인마일 거라는 주인공의 망상 때문에 벌어지는 소동극인 조 단테 감독의 <유령마을>(1989)의 설정도 <겟 아웃>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블랙 호러 무비의 뿌리
공포영화의 계보에서, 흑인 인종에 대한 특정 인식이 영화의 이야기에 직접 영향을 끼치며 강조된 영화를 한편 꼽으라면 단연 조지 로메로 감독의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1968)이다.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이 인물의 운명을 결정짓는 요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피살된 1968년의 시대정신을 담았다는 평가도 있는데, 조지 로메로 감독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블랙 호러’라는 이름으로 많은 영화들이 계보에 이름을 올렸는데 대표적으로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공포의 계단>(1991)과 버나드 로즈 감독의 <캔디맨>(1992)을 꼽을 수 있다. <공포의 계단>은 흑인 빈민가 출신 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캔디맨>은 <겟 아웃>의 두 남녀처럼 서로 다른 인종의 남녀가 사랑을 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비극적인 삶을 소재로 만들었다.
코미디언이 만든 공포영화. 조던 필레 감독은 누구?
국내 관객은 감독의 이름 자체가 낯설겠지만 조던 필레 감독은 2014년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명이자 2012년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선정한 ‘올해의 엔터테이너’로 선정된 코미디언이다. 그는 코미디 프로그램인 <키 앤드 필레>(Key & Peele, 현재 시즌5까지 방영)에서 공동 주연이자 작가, 총괄 제작자를 맡아 이름을 알렸다. <키 앤드 필레>의 공동 출연자이기도 한 코미디언 키건 마이클 키와 함께 영화 <키아누>(2016)에서 첫 주연을 맡았으며 제작에도 참여했다. 이 영화는 무시무시한 갱단 두목이 키우던 고양이가 집을 나가 평범한 새 주인을 찾게 되는 이야기. 고양이를 찾으러 다니는 갱단과 그 고양이와 사랑에 빠져 빼앗기지 않으려는 평범한 두 남자가 혈전을 벌이는 코미디영화다. 조던 필레의 슬랩스틱 코미디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