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영화人]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조형래 촬영감독
2017-05-25
글 : 김현수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달라야 한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의 촬영을 맡은 조형래 촬영감독이 촬영현장에서 가장 고민했던 점은 기존 영화들과 어떻게 하면 달라 보일 수 있느냐였다. 소재와 스타일 면에서 홍콩과 일본 등의 누아르 영화들과 궤를 같이하는 <불한당>이 오마주나 계승이 아니라 차이를 지향점으로 두었다는 점이 신선하고 그래서 도전적으로 느껴진다. 이미 차고 넘치는 한국형 범죄영화의 흐름을 생각해보면 수긍이 갈 법도 하나, 그보다는 <불한당>이 스타일을 강조하기보다 “두 주인공 현수(임시완)와 재호(설경구)의 관계에 집중하는 영화”를 표방했기 때문이다. 변성현 감독은 이런 영화의 촬영을 맡길 적임자를 찾기 시작했고 정지우 감독의 영화 <4등>의 감각적인 촬영장면들을 보자마자 조형래 감독을 수소문했다. “다르게 찍고 싶다. 자신 있다”는 변성현 감독의 말을 믿고 작업을 시작한 조형래 촬영감독은 “구할 수 있는 누아르영화는 거의 다 본 뒤”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철저한 콘티 작업을 시작했다. “완성된 영화의 80%는 콘티대로 찍었다”라고 할 정도로 영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스타일의 이미지를 계산해 찍었다. 전체 영화의 톤은 “서울 같지 않은, 비현실적인 공간의 배경”을 보여주기 위한 구상 아래 나온 것이다. “현수와 재호의 감정 관계를 일관되게 보여주기 위해 두 사람에게만은 공간이 바뀌어도 전경 색을 같게” 배치한 것은 조형래 감독의 본능적인 직감에 따른 색 조합이었다. “둘에게만 레드 앰버톤의 조명을 비추었던” 방식이 그것이다. “낭비되는 클로즈업을 지양하려고 계산한 끝에” 오히려 불안해하는 재호와 현수의 클로즈업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었던 것도 콘티 덕분이다. 때로 미처 계산하지 못하고 겁 없이 덤비던 순간도 있었다. “현수가 2m 넘는 거구와 싸우는 와중에 재호가 그를 구해주러 뛰어드는 장면은 콘티 때부터 롱테이크로 찍어야 한다고 구상했다. 선배들조차 잘 쓰지 않는 촬영 장비인 테크노 크레인을 빌려왔는데 그렇게 엄청난 고가의 장비인 줄 모르고 찍었다. (웃음)” 이들의 노력은 “깜짝 놀랄 정도로 고생해준 임시완”과 현장 경험 많은 배우 설경구 모두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한국영화아카데미 27기로 동기인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안국진 감독, 28기인 <소셜포비아>의 홍석재 감독, 광화문 시네마 소속으로 <돌연변이>를 연출한 권오광 감독 등과 교류하며 영화를 공부한 그는 “촬영만 돋보이는 촬영을 지양하고 연출과 어울리는 촬영을 지향하”는 촬영감독이 되길 원한다. “다음 작품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레 기대를 내비치는 그의 촬영이 바로 한국영화의 룩이다.

아르테미스 디렉터스 뷰파인더

“이걸 소개한다고 하면 다들 웃을 것 같다. 너무 당연한 것이라서. (웃음)” 그의 말마따나 조형래 촬영감독은 당연하게도 촬영현장에서 카메라의 위치를 고민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늘 끼고 살았다. “과거에는 감독들이 손에 들고 다니는 디렉터스 뷰파인더로 보곤 했는데 이젠 간단하게 쓸 수 있다. 촬영할 때만 차는 시계도 있는데 영화 촬영현장에서 이것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장편 2015 <섬, 사라진 사람들> 촬영 2014 <개: dog eat dog> 촬영 2014 <4등> 촬영 2013 <시선> 촬영 2012 <누구나 제명에 죽고싶다> 촬영 단편 2015 <오명> 촬영 2011 <플라콩> 연출 및 촬영 2011 <CPR 좀 해주세요> 촬영 2011 <모던 패밀리> 촬영 2007 <외할머니와 레슬링>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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