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죽음마저 집어삼킨 복수가 시작된다!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017-05-31
글 : 김수빈 (객원기자)

윌 터너는 죽은 자들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플라잉 더치맨호의 선장이다. 뭍에는 일년에 한번밖에 올라오지 못하고, 평생 바다 속에서 지낼 운명에 처해 있다. 윌 터너의 아들, 헨리 터너(브렌턴 스웨이츠)는 아버지의 저주를 풀기위해 바다 전설을 섭렵했다. 그가 찾은 해결책은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찾는 것이다. 헨리는 자신을 도와줄 캡틴 잭 스패로우(조니 뎁)를 찾아 전세계 바다를 떠돈다. 잭 스패로우를 찾는 이는 또 있다. 악마의 삼각지대에 발이 묶인 채 좀비가 되어버린 캡틴 살라자르(하비에르 바르뎀) 일당이다.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이후 6년 만에 제작된,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유리병에 박제된 블랙펄호를 비롯해 주요 캐릭터들은 이전 작품들의 연장선상에서 저주에 걸려 있거나 바다의 패권을 장악한 상태로 등장한다. 모험의 선두에 서는 건 헨리와 카리나(카야 스코델라리오)다. 헨리가 아버지의 저주를 풀고자 미신과 신화에 의존하는 인물이라면 아버지가 남긴 유산이라곤 과학책뿐인 고아 카리나는 철저히 과학적 근거로 사고하는 인물이다. 이들은 윌 터너와 엘리자베스 스완 콤비를 대체할 인물로 등장하는데, 활약에 비해 캐릭터 자체는 밋밋한 편이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가장 큰 묘미는 빌런 캐릭터에 있다. 캡틴 살라자르는 귀신과 인간, 가시와 비가시의 중간 영역에 있는 인물로, 생경한 비주얼과 압도적인 위압감으로 첫등장한다. 하지만 여정이 거듭될수록 의존적인 캐릭터로 전락해버려 초반의 기대를 성취하지 못한다. 규모감 있는 추격 신과 캡틴 잭 스패로우가 선보이는 변칙적인 액션은 익숙한 재미를 보장하지만 새롭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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