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 x cross] 진지함 속에 묻어나는 유쾌함, 그것이 히든카드 - <신과 함께_저승편> 김다현, 정원영
2017-06-29
글 : 이화정 | 사진 : 오계옥 |
[trans x cross] 진지함 속에 묻어나는 유쾌함, 그것이 히든카드 - <신과 함께_저승편> 김다현, 정원영
정원영, 김다현(왼쪽부터).

뮤지컬 <신과 함께_저승편>이 6월 30일부터 7월 2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다. 지난 2015년 초연에 이어 두 번째 공연이다. 주호민 작가의 원작으로 만들어진 창작 가무극으로 망자가 된 소시민 39살의 김자홍(정원영)이 저승의 국선변호사 진기한(김다현)을 만나 49일간 7개의 저승 관문을 통과하는 이야기, 그리고 강림의 원귀잡이로 이루어진다. 성재준 연출의 새로운 합류와 드라마 <시그널> <미생>의 음악을 담당한 박성일 작곡가의 참여로 보다 큰 스케일과 대중적인 접점을 높인 작품이 될 거라는 전망. 초연 때부터 참여한 김다현과 뉴캐스트 정원영은 극중에서도 함께 짝을 이루어 극의 한축을 담당한다. 그룹 야다 출신의 김다현은 2003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연급으로 데뷔해 <사랑은 비를 타고> <헤드윅> <라디오 스타> <락 오브 에이지> 등으로 정점에 오른 뮤지컬 배우. 이번 공연에 새로움을 더해줄 배우 정원영은 허스키한 음색과 개성 있는 연기로 ‘제2의 조정석’이란 수식에 익숙한 배우. 2007년 <대장금>으로 데뷔, 2008년 오만석이 연출한 <즐거운 인생>으로 주연 자리에 오르며 <스트릿 라이프> <완득이> <베어 더 뮤지컬> 등의 작품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공연 열흘 전, 예술의전당에서 한창 연습에 바쁜 두 배우를 만났다.



-공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연습 중 잠깐 짬을 낸 인터뷰인데.



=김다현_ 지난 6주간 정말 쉬지 않고 연습했다. 초연 때 부족했던 부분들을 더 보완해서 연습하고 있다. 지금은 ‘빨리 몸에 동작들을 붙여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우리 둘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정원영_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나갔나 싶다.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나 역시 목표가 다르지 않다. 빨리 동작을 익숙하게 해야겠다 싶다.



-정원영 배우는 완벽하게 배역을 연기하기 위해 다이어트도 병행하고 있다고.



정원영_ 간경화로 죽은 망자 김자홍 역할이니 너무 건강해 보이면 안되지 않나. (웃음) 그래서 핼쑥하고 아파 보이는 설정을 위해 살을 빼고 있다. 5kg 정도 감량하려고 한다.



김다현_ 탄수화물 대신 샐러드를 먹고 있더라. 그런데 샐러드를 한끼에 세통씩 비우더라. (웃음) 원래 진기한이 김자홍을 업고 나가는 신이 있었는데, 그 장면이 없어져서 참 다행이다.



-초연에 대한 호평도, 재공연에 대한 요구도 많았던 작품이다. 김다현 배우는 연출을 비롯한 스탭들이 초연과 달라졌음에도 극의 핵심 멤버로 다시 참여한다. 멤버들에게도 구심점이자 의지가 될 것 같다.



김다현_ 창작뮤지컬이 재공연되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더 뜻깊은 공연이지 싶다. 특히 같은 작품으로 무대에서 관객을 만난다는 건 배우로서 굉장한 영광이다. 희열도 있지만 걱정도 있다. 초연 때는 하얀 도화지에 그리는 거였다면 이번엔 다시 고쳐 그려야 하는데 그게 오히려 더 어렵더라. 음악이 바뀌고 연출 라인이 바뀌는데 그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정원영_ 전작 <라카지>(클럽 라카지오폴을 운영하는 게이 부부와 아들의 결혼 소동극)에서는 다현 형이 엄마로 분해 모자관계로 나왔는데, 이렇게 함께 다시 하게 돼 굉장히 든든하다. 연출가도 바뀐 상태에서 가장 도움을 많이 주는 선배다. 연습실에도 제일 먼저 와서 제일 늦게 가고, 늘 대본 분석하고 있고, 이 작품에 대한 사랑을 따라가지 못하겠더라.



-반면 정원영 배우는 이번에 처음으로 김자홍 역할로 새롭게 합류한다(초연 때 김자홍 역을 한 김도빈과 더블캐스팅이다).



정원영_ 나는 뉴캐스트인데도 서울예술단 작품이라는 점이 도움이 많이 되더라. 효율적으로 무용과 드라마 연습이 진행됐다. 지난번 <라카지> 때도 느꼈던 지점이고, 그래서 언제든 예술단 작품이면 하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바로 또 같이 하게 돼서 좋다. 예술단 분들이 이상하게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웃음)



김다현_ 원영이는 정말 자타공인, 워낙 잘하는 배우다. 뉴캐스트가 합류한다고 했을 때 같이 했던 친구가 온다고 해서 너무 좋더라. 특히 진기한과 김자홍의 호흡이 정말 중요한데, 크게 연습하지 않아도 서로 감각들이 살아 있다.



-김다현 배우는 초연 때 원작의 진기한 캐릭터와 싱크로율 100%를 인정받기도 했다. (웃음) 이미 시각화된 웹툰을 무대로 옮길 때 배우로 느끼는 장점과 어려운 지점이 있다면.



김다현_ 최근 웹툰 원작의 뮤지컬 공연이 늘고 있는데, 웹툰 원작이 있으면 이미 그림이 인물의 상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그림을 통해서 연기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게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만화에서 캐릭터의 눈이 점점 커지면서 입이 벌어지는 것과 같은 감정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나.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런 부분을 무대 위에서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건 배우의 과제로 남는다.



정원영_ 기존 뮤지컬처럼 매끄럽게 진행하기보다 웹툰의 만화적인 표현을 거부 반응이 생기지 않도록 하되 최대한 살리려고 한다. 모든 신이 한장의 사진처럼 되게, 놀랐을 때도 모든 감정을 극대화해서 표현한다. 만화 속 인물의 표정이 있으니 글로만 되어 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연습 기간 동안 찾은 해결책이 있다면 어떤 건가.



김다현_ 진기한은 캐릭터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감정선이나 표현하는 방식에 조금 변화를 두고 있다. 정답은 책 안에 다 있다. 그는 변호사라는 직업으로 시작해서 모든 영혼을 구원하고 싶어 하고, 억울한 사람들을 변호한다. 진기한이 가진 캐릭터에 집중하고 있다. 무엇을 위해 변호사가 되었고, 왜 변호하게 되었는지. 그 본질을 깨닫게 되면 자연스럽게 흐름이 나올 것 같다. 지옥문 하나하나를 통과할 때 진기한이 가진 준비성, 천재적인 능력, 영혼들이 억울하지 않게 인도해주는 역할 등을 부각하려고 한다.



정원영_ 바쁘게 따라가고 있다. 먼저 김자홍 캐릭터를 마스터한 김도빈 배우에게서 도움을 많이 얻고 있다. 웹툰도 많이 보고 연구하고 있다. 보통은 캐릭터에 나라는 인물을 녹여내는 스타일이라 ‘정원영만의 OOO’을 만드는 편인데 이번엔 달라졌다



-정원영 배우에게 ‘제2의 조정석’이라는 타이틀이 있었다면, 기존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정원영_ 정말 뭘 안 한다는 게 나를 시험에 들게 한다. 억제와 절제 속에 들어 있는 소중한 알맹이들을 찾아나가고 있는 중이다. 반면 이번엔 다현이 형의 코믹한 부분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원래 다현이 형을 보면 남자가 이렇게 우아할 수가 없다. 이 외모로 웃긴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데, 이번에 그걸 해낸다. (웃음)



김다현_ 무엇보다 재밌게 가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웃음) 블랙코미디까지는 아니지만 진지함 속에 묻어나는 유쾌함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이 작품의 히든카드라 생각한다. 그냥 대사에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표현들을 다채롭게 연구하고 있다.



-영화 <신과 함께>는 배경을 거의 CG로 창조하는 도전이다. 뮤지컬도 배경을 LED 조명으로 설치해 공연 무대에 새로움을 주었다. 연기할 때는 사실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알기 힘든 도전의 무대였다. 이번엔 ‘독사지옥’이 추가되는 등 초연보다 더 화려한 공간이 만들어질 거라고 들었다.



김다현_ LED를 바닥에 설치한 것은 뮤지컬 공연에서 처음이었다. 연습할 때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는 게 아니니 ‘무대 위에서 영상이 이렇게 될 거다’ 하고 머릿속으로 계산하면서 연기했다. ‘뱀들이 나올 거다, 여긴 바다가 될 거다’ 이런 걸 시뮬레이션하는 거다. 무대에 가기 전까지는 어떻게 표현될까 최대한 상상을 많이 했다.



정원영_ 그 무대를 경험해보지 않은 나로서 정말 궁금한 부분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김다현_ 나는 가수 때도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고, 이제 그 길로 오게 된 것 같다. 무대 위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정말 크다. 만약 동시에 작품이 들어온다면 언제든 무대 위를 택할 것이다. 물론 지금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것이 스스로에게도, 나를 지켜봐주는 분들에게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작품 끝나면 TV드라마 출연 계획도 있다.



정원영_ 처음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꾸지는 않았지만, 돌아보니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을 무대 위에 서 있게 됐다. 무대는 평생 내가 돌아갈 집 같은 공간이다. 10년 동안 뮤지컬을 하면서 긍정적이고 밝고 분위기 메이커로 ‘햇살’(팬들이 붙여준 수식어) 같은 이미지를 했다. 나이 대도 고등학생 역할을 많이 해왔는데, 지난해부터 무대에서 내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은 좀 지나쳐서 39살까지 왔지만, 물론 다시 어린 역할이 들어오면 또 할 거다. (웃음)



2015년 공연 장면.

<신과 함께_저승편>



뮤지컬 <신과 함께_저승편>의 공연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무대•영상 디자인 때문이다. 웹툰의 저승세계가 구현된 무대야말로 또 하나의 주인공. ‘윤회’라는 한국형 저승관을 담아낸 거대한 바퀴 모양의 원형 무대와, 7개의 다양한 지옥이 구현되는 80m 2 의 LED 수평스크린이 무대 바닥에 설치된다. 새로운 시도로 초연 때 크게 호응을 얻었지만, 완성되기까지는 LED 바닥 설치의 예산, 안전성, 그리고 기존 무대와 다른 시도에 대한 저항에 부딪혀야 했다. 이번엔 초연 때 등장하지 않았던 변성대왕의 독사 장면이 새로 추가되며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